하반기 일자리 반도체, 금융보험업 빼고는 모두 암울

중앙일보

입력

올해 하반기 일자리 전망이 암울하다. 호황을 구가 중인 반도체와 금융·보험업을 제외하곤 주요 업종의 일자리가 내리막 행진을 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도체 글로벌 시장 장악, 금융업 이자 수익 증대 #일자리 증가로 이어져 고용시장 주도할 업종 꼽혀 #조선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10.3%나 일자리 줄어 #자동차도 경기부진으로 불황 터널 못 벗어나 #섬유는 선진국 경기 회복 등 수출 여건은 좋은데, #인건비 탓에 해외생산 늘고, 국내 공장 폐쇄로 일자리 줄어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하반기 주요 업종 일자리 전망을 3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며 호황을 이어가는 덕에 반도체 업종에서만 지난해 하반기보다 6.4%나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용정보원은 "스마트폰과 PC 수요 확대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IoT(사물인터넷) 등의 반도체 신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수요 증가로 호황 국면이 지속할 것"이라고 봤다.

삼성 반도체공장 [중앙포토]

삼성 반도체공장 [중앙포토]

이자수익이 급증하며 10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 중인 금융보험업에서도 일자리가 4.4%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은행업은 가계 부채 관련 규제 강화, 예상에 못 미치는 경제성장 속도가 실적 개선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중소기업 육성정책과 시장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익이 증대될 것"이라 내다봤다.

일자리가 늘어나는 업종은 이 두 업종이 전부다. 나머지는 줄어들거나 겨우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보합세를 유지하는 선에서 방어할 전망이다.

조선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무려 10.3%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글로벌 물동량이 증가하고,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점은 조선 시황의 개선에 좋은 신호다.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할 경우 급격한 고용 감소세가 다소 진정될 수 있다.

자동차 업종은 "한국GM 구조조정, 건설 경기 부진, 수입차 판매량 증가 등으로 지난해 같은 하반기보다 2.4% 감소할 것"으로 고용정보원은 예상했다.

지난해 7월 경방이 일부 면사 생산시설을 베트남으로 이전키로 결정한 경방 광주공장에서 직원이 전화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해 7월 경방이 일부 면사 생산시설을 베트남으로 이전키로 결정한 경방 광주공장에서 직원이 전화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섬유는 불황 기미를 보이는 한국과 달리 선진국이 경기 회복 흐름세를 타고 있는 데다 원료가격 상승으로 수출 단가가 높아져 수출 증가세가 예상된다. 그러나 인건비 부담 등으로 해외생산이 확대되고, 국내 공장 가동 중단 등으로 국내 생산이 줄어 일자리는 3.9%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외에 철강(-1%), 전자(0.1%), 건설(0.2%) 디스플레이(-0.4%) 등의 업종은 지난해와 비슷한 보합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