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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연·오수·교통난… AG 개최 걱정 큰 자카르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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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카르노 경기장 상공이 매연 때문에 뿌연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 경기장은 대회 개-폐회식이 열리는 곳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카르노 경기장 상공이 매연 때문에 뿌연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 경기장은 대회 개-폐회식이 열리는 곳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나쁜 공기와 수질. 여기에 극심한 교통 체증까지…

개막까지 보름 앞으로 다가온 2018 아시안게임의 주개최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대한 걱정이 크다. 이미 두 차례나 진행한 남자 축구 조추첨 논란과 덜 준비된 경기장 등 미흡한 준비 상황이 도마에 올랐던 가운데, 환경 문제마저 각 참가국 선수들의 걱정을 크게 하고 있다. 대기 질은 세계 최악 수준이고, 하천의 수질은 악취가 날 만큼 나쁜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카르타의 공기 질은 악명 높다. 전 세계 대기 정보를 제공하는 에어 비주얼에 따르면, 2일 오후 시간에 자카르타의 대기질 지수(Air Quality Index·AQI)가 178로 '나쁨' 수준을 보였다. 같은 시간 서울의 AQI는 134, 일본 도쿄는 62, 중국 베이징은 159였다. 일반적으로 AQI가 150을 넘어가면 외부 활동을 자제해야 하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인구가 1000만명이 넘는 동남아시아 최대 도시 자카르타에서 맑은 하늘을 본 지는 오래다. 차량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이 많다. 실제로 러시아워 시간엔 일산화탄소(CO) 농도가 2500ppm까지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네시아 시민단체 유연휘발유폐기위원회(KPBB)의 아흐맛 사이푸딘 의장은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치른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달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선수촌 인근의 센티옹강에 그물이 처져 있다. 오염된 물에 떠있는 쓰레기와 악취를 줄이기 위해 설치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선수촌 인근의 센티옹강에 그물이 처져 있다. 오염된 물에 떠있는 쓰레기와 악취를 줄이기 위해 설치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뿐 아니라 선수들이 묵을 자카르타 선수촌 인근에 있는 센티옹강의 오염 문제도 심각하다. 센티옹강의 물 색은 눈에 띌 정도로 검다. 악취도 심하다. 인근 지역에서 버리는 쓰레기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역민들은 '검은 강(black river)' '칼리(검은 여자라는 뜻) 아이템'이라고 부를 정도다.

선수들의 원활한 이동을 위한 교통 문제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를 장담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소로 꼽힌다. 도시철도나 지하철은 찾아볼 수 없는 반면, 도로만이 유일한 통로다보니 다수의 차량과 오토바이로 넘쳐난다. 자카르타에 등록된 오토바이만 1300만대에 달한다. 도심 평균 차량 주행속도는 시속 10km 이하다. 그나마 현재 건설중인 도시철도도 내년 3월에서야 전 구간이 완공된다.

지난 6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도로에 차량이 꽉 막혀 있다. 자카르타의 교통 체증은 세계적으로도 극심한 편이다. [AP=연합뉴스]

지난 6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도로에 차량이 꽉 막혀 있다. 자카르타의 교통 체증은 세계적으로도 극심한 편이다. [AP=연합뉴스]

이 때문에 선수들 사이에선 숙소와 경기장 사이를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시선도 많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대회 조직위원회에 "경기장과 숙소 사이에 35분 내에 주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는데, 조직위원회가 올해 초 교통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유료 도로에서조차 1시간 이상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이 복합적으로 불거지면서 대회 조직위원회나 자카르타 주정부, 나아가 인도네시아 정부까지 나서 나름대로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자카르타시는 지난달 말에 "센티옹 강 위에 검은 그물을 쳐서 오물 유입을 막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강 위에 치는 그물 값만 4만 달러(약 4400만원)가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선수촌과 경기장 인근 34개 학교에 대해 대회 기간 휴교령을 내렸고, 기존 교통경찰 요원 외에 4000명의 경찰을 개최 지역에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교통과 관련해선 차량 2부제와 일부 톨게이트 폐쇄를 실시하면서, 2부제 위반 차량 운전자에겐 50만 루피아(약 3만9000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또 도시철도 일부 구간에 한해 공사를 서둘러 대회 기간 개통을 목표로 잡았고, 대회 관련 차량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전용 도로도 운영할 계획이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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