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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는 둘 쫓기는 둘 … 불붙은 홈런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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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KT 로하스 멜 주니어

KT 로하스 멜 주니어

프로야구 홈런 레이스가 기록적인 폭염처럼 뜨겁게 달아올랐다. 제이미 로맥·최정(이상 SK)·김재환(두산)의 3파전에 멜 로하스 주니어(KT)와 박병호(넥센)가 가세하면서다.

로맥·김재환과 3파전 벌인 최정 #허벅지 부상으로 1군서 제외 #로하스·박병호 몰아치기 맹추격

지난달 초까지는 로맥과 최정, 김재환의 싸움이었다. 세 선수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홈런 순위 다툼을 벌였다. 로맥이 지난주에만 5방을 쏘아 올리며 35개로 앞서갔고, 김재환이 32개로 그 뒤를 쫓았다. 선두를 달렸던 최정(31개)은 허벅지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되며 3위로 밀려났다.

판도가 조금씩 흔들린 건 지난달 중반부터다. 로하스와 박병호가 무서운 기세로 홈런포를 날려 보내면서 추격에 불을 붙였다. 두 선수는 7월에만 홈런 9개씩을 터트렸다. 7월의 마지막 날인 31일에도 나란히 아치를 그렸다. 로하스는 대전 한화전에서 시즌 28호 홈런을 쳐 구단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썼다. 박병호는 SK 앙헬 산체스를 상대로 시즌 26호포를 쏘아 올렸다.

지난 시즌 도중 대체선수로 영입된 로하스는 83경기에서 타율 0.301, 18홈런을 기록했다. 재계약에 성공한 로하스는 겨울 동안 8㎏을 늘렸다. KT 동료들도 놀랄 정도로 체형이 바뀌었다. 근육량을 늘리는 ‘벌크업’의 효과는 확실했다. 지난해엔 20.4타석당 홈런 1개였는데, 올해는 16타석당 하나다.

스위치 히터인 로하스는 지난달 28일 LG전에서 진기록도 세웠다. KBO리그 역대 6번째로 같은 날 좌·우 타석에서 홈런을 쳤다. 좌·우투수를 가리지 않고 홈런을 때릴 수 있다는 건 홈런왕 도전에 유리한 조건이다.

넥센 박병호

넥센 박병호

미국 도전을 접고 한국에 돌아온 박병호는 최정과 함께 가장 강력한 홈런왕 후보로 꼽혔다. 2012~15년 4년 연속 홈런왕이었다. 2014년 52개, 2015년 53개로 사상 처음 2년 연속 50홈런도 달성했다.

올 시즌 초반 만해도 부상이 박병호의 발목을 잡았다. 종아리 근육을 다쳐 36일간 1군에서 뛰지 못했다. 한동안 타격감을 잡지 못했는데, 날이 더워지면서 홈런포가 터지기 시작했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 13경기에서 7개를 몰아쳤다. 타격감이 절정일 때 나오던 ‘티라노 스윙’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팔을 몸쪽으로 바짝 붙이고 몸통 회전으로 비거리를 늘리는 박병호 특유의 타법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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