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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옥탑방서 폭염 체험 뒤 취약층 폭염 긴급 대책 마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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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구 삼양동의 옥탑방에서 ‘한 달 살이’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폭염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시는 30일 오전 강북구청에서 박원순 시장 주재로 폭염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선 폭염을 ‘자연 재난’으로 규정하고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30일 오전 서울 강북구청 기획상황실에서 열린 폭염대비 긴급대책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박원순 서울시장이 30일 오전 서울 강북구청 기획상황실에서 열린 폭염대비 긴급대책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박 시장은 모두발언에서 “시와 자치구의 공공장소에 독거어르신, 쪽방주민 등 폭염 취약계층을 잘 모셔서 위험한 시기를 잘 넘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폭염이 심각한 시간대에 홀로 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공사현장은 공정에 너무 매달리지 않고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시는 이날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폭염을 조례상 자연재난으로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폭염은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상 재난으로 규정돼있지 않다. 향후 서울시는 폭염을 자연재난으로 규정, 재난 및 안전관리의 대상임을 명확히 한다는 방침이다. 27일 김기대 서울시의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서울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조례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또 5대 폭염 취약계층(독거 어르신, 저소득 취약계층, 노숙인, 쪽방 주민, 건설현장 근로자)도 특별 보호한다.

독거 어르신은 생활관리사 등 총 1011명의 관리 인력이 매일 안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폭염으로 실직하거나 휴·폐업하는 등 생계유지 곤란 가구를 찾아, 생계비(30만~100만원), 의료비(최대 100만원) 긴급 지원을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30일 폭염 대책과 관련해 서울 미아 9-1구역 주택재건축사업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30일 폭염 대책과 관련해 서울 미아 9-1구역 주택재건축사업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 시간대 노숙인 거리순찰·상담을 확대하고 노숙인 전용 무더위쉼터 및 샤워실(16개소)도 24시간 운영할 방침이다. 또 노숙인 위기대응콜(1600-9582)도 24시간 가동한다.

쪽방 주민을 위한 무더위쉼터 6곳은 오후 10시까지로 연장 운영한다. 더위를 식히기 위한 소화전 살수도 1일 2회로 확대하고 건강취약자 151명에게 쪽방촌상담소 간호사가 1일 1회 이상 방문 진료를 실시한다.

또 건설·산업현장 근로자의 안전을 위해 폭염경보 발령 때 매시간 15분씩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무더위 휴식시간제'가 제대로 지켜지도록 지도·감독한다.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무더위쉼터의 야간운영 확대도 확대한다. 현재는 무더위쉼터 총 3252개소 가운데 427개소가 야간과 휴일에도 운영중이다.

박 시장은 “폭염은 앞으로 계속될 재난 유형이고 우리가 예상치 못한 형태의 기상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여름을 극복하기 위한 단기대책을 넘어 어떤 재난에도 시민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장기 비전과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처]

박원순 서울시장의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처]

이날 회의에 앞서 박 시장은 강북구 미아동 3-770번지 일대에 있는 미아9-1구역 주택재건축사업 현장을 방문해 폭염 상황도 점검했다.

한편 지난 22일 에어컨 없는 옥탑방에 입주한 이래 ‘한 달 살이’ 일주일을 맞은 박시장은 27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선풍기를 선물 받았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그는 “마치 신접살림에 전자제품 하나 장만한 것처럼 아내가 좋아서 어쩔줄 모른다”며 “시민의 삶에 큰 변화를 만드는 일에 더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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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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