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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스코이호 인양과 관계 없다는데..."신일골드코인 9월 상장한다"

중앙일보

입력

26일 신일그룹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신임 최용석 대표. 김정연 기자

26일 신일그룹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신임 최용석 대표. 김정연 기자

“돈스코이호에 과연 금화 또는 금괴가 있는지, 양은 어느 정도인지 현재로써는 파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돈스코이호 인양은 신일해양기술, 코인은 싱가포르신일그룹 

지난 26일 신일해양기술(전 신일그룹)의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싱가포르신일그룹과의 '선 긋기'였다. 신일해양기술의 새 대표라고 자신을 밝힌 최용석씨는 “인양을 빨리 진행하기 위해 초반에 싱가포르신일그룹의 홈페이지를 빌려쓰는 등 겹치는 부분이 있었을 뿐”이라며 “코인 사업을 하는 싱가포르신일그룹과 우리는 무관하다”고 잘라 말했다.

27일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지사항. [홈페이지 캡쳐]

27일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지사항. [홈페이지 캡쳐]

싱가포르신일그룹 "8월 말 코인 투자설명회 열 것" 

다음날인 27일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 홈페이지에는 “8월 말 싱가포르에서 투자 설명회와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9월 중순 국제거래소에 신일골드코인을 상장하겠다"라며 "환불을 원하면 접수 후 절차에 따라 순서대로 모두 환불 조치하겠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동시에 ‘28일부터 신일골드코인 1코인 당 50원의 특가로 프라이빗 세일을 진행한다’는 글에서는 ‘지사장(30만), 본부장(20만), 팀장(10만), 센터장 및 자문위원(5만)에게 신일골드코인을 추가 보너스로 지급한다’며 홍보를 계속했다. 환불 신청을 하지 않는 기존의 투자자에게는 100만원당 2만 신일골드코인을 지급한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코인의 가능성 믿는 사람도  

‘150조 보물선’은 확인되지 않았고, 인양을 추진하는 업체가 코인 발행 업체와 관련이 없다고 했지만  ‘투자를 유지하겠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26일 기자간담회장에 실제로 와봤다는 투자자 김모씨는 “30일에 공개하려다가 언론에서 시끄럽게 떠드니까 공개를 미룬 것 뿐, 기존 투자금을 빼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투자자 이모씨는 “모든 코인 투자는 상장 전에 ‘상상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싱가포르신일그룹하고 엮여 괜히 논란만 생기고, 보물선 인양이 진척이 안 되니 분리를 시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돈스코이호 인양하면 코인의 가치가 폭발하는 거고 못하면 흐지부지되는 것”이라며 “확률 50%면, 100개 중 99개가 망하는 다른 코인들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본부장 장모씨는 “물론 ‘코인으로 사기 칠 수 도 있다’는 걱정은 있다”고 우려를 하면서도 “내가 뭐 치명타를 입을 만큼 투자를 한 건 아니니까, 상장까지 지켜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불은 극소수, 회사 차원 환불은 없는 듯  

실제로 환불을 받았다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기자간담회 직후 지사장을 통해 201만 5000원을 환불받았다는 김모씨는 “환불신청을 하기도 전에 지사장이 사재를 털어 우선 지급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본사 계좌로 입금했던 501만 5000원에 대해서도 회사 측에서 안내한 대로 환불신청을 했지만, ‘알려주신 계좌로 25일 뒤 정확히 환불 입금됩니다’는 답변만 받은 상태다. 해당 지사장을 통해 환불받은 투자자 외에는, 아직 실제로 환불받았다는 사람은 확인되지 않았다.

신일그룹 측이 29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사진 독자 제보]

신일그룹 측이 29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사진 독자 제보]

싱가포르신일그룹 측은 메신저 등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다음 달 중순까지 상장절차를 마칠 것'이라며 '월요일 새로운 공지가 나올테니, 외부의 모함에 흔들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경찰은 보물선 사기 수사 중

현재 서울 강서경찰서는 사기 혐의에 대한 고소를 접수하고 돈스코이호 인양과 신일골드코인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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