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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한이슈]보도자료에 단 3줄 적힌 '먹방 규제'가 부른 후폭풍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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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 빈해원의 별미고추초면(왼쪽)과 '먹방'의 한 장면 [중앙포토]

전북 군산 빈해원의 별미고추초면(왼쪽)과 '먹방'의 한 장면 [중앙포토]

최근 화제가 된 이슈를 딱 하나만 골라서 집중적으로 얘기 나눠보는 시간 ‘딱한 이슈’입니다. 오늘 14회째입니다.

‘먹방’(음식 먹는 모습을 방송하는 것) 많이 보시는지요. ‘밴쯔’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먹방 스타는 1년에 10억원씩 벌 정도라고 합니다. 그만큼 인기도 있고 먹방 시장이 활성화돼있다는 얘기인데요.

이 ‘먹방을 정부가 규제한다’는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26일 정부가 발표한 ‘국가비만관리 종합대책’에 “폭식조장 미디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모니터링 체계도 구축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이것 때문에 ‘정부가 무슨 권한으로 민간 창작물을 규제하느냐’는 반발이 일어났습니다. 물론 주관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아예 못하게 규제한다는 건 아니다. 먹방이 폭식을 조장하고 국민 건강에 해롭다는 점을 알려 방송사가 자정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입장인데요.

먹방 규제. 앞으로 어떤 효과가 나타날 지, 정부 정책이 옳은 방향인 건지, 보건복지부를 출입하는 이에스더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보건복지부 출입하는 이에스더 기자와의 문답 주요 내용

복지부가 먹방 규제에 대해서 어느 정도 수준으로 강조한 겁니까

"복지부 보도자료는 10쪽 짜리였는데요. 그 중에 먹방 언급한 부분은 3줄 정도입니다. 폭식 조장 미디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2019년 시행하겠다는 겁니다. 건강한 식품 소비 유도를 위한 큰 목표를 위한 세부적인 내용 중 하나인데요. 복지부가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계획은 아닙니다. 복지부가 강조한 건 고도비만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는 건데, 오히려 먹방 얘기가 화제가 됐습니다."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만들면 비만 예방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까요

"한국건강학회에서 지난달 발표한 설문조사가 있는데요. 응답자 1200명 중 60%가 '건강습관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또 51.4%가 '먹방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답했어요. 그래서 '가이드라인을 만들면 비만 예방 효과가 있겠느냐'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가이드라인 나오기 전에 관련 연구가 많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먹방 규제에 대한 반발이 있을 거란 예상을 복지부도 한 겁니까

"복지부도 많이 당황하고 있습니다. 복지부 담당 부서도 예상치 못한 논란에 대단히 난처해 하고 있어요. 폭식이 나쁘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퍼지길 기대했는데, 이것을 '규제'로 보고 일부에서 반발이 나올 거라는 건 예상을 못했던 상황입니다."

먹방 콘텐트 제작 산업이 위축될 우려는 없나요

"아예 먹방 영상을 원천 금지할 수는 없을 테고요. 다만 폭식은 나쁘다는 점을 알려주는 정도의 가이드라인이 만들어 진다면 먹방 콘텐트 산업을 위축시킬 정도는 안 될 거라고 봐요."

복지 담당 기자 입장에서 봤을 때 먹방은 좋은 겁니까 나쁜 겁니까

"개인적으론 제 아이에게 먹방 콘텐트를 추천하고 싶진 않아요."

최선욱 기자, 크리에이터 신동물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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