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대우 임원들, 월급 10%이상 자사주 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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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대우의 모든 임원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

중 폭발사고로 떨어진 주가 받치기

포스코대우는 상무보 이상 임원 76명 전원이 매월 급여의 10% 이상 일정액으로 회사 주식을 매입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다음 달 급여 지급 때부터 개인별 증권 계좌를 통해 자동으로 매수가 진행된다.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 크게 두 가지 메시지를 보내는 효과가 있다. 책임경영이 강화되고, 임원들이 향후 이 회사의 성장성이 밝다는 것을 확신한다는 의미가 있다. 주식 유통 물량이 줄어드니 주가 상승의 원인도 된다.

포스코대우 임원이 이날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지난 6월 중국에서 발생한 육상 가스관 폭발사고의 수습 성격이 짙다.

포스코대우가 미얀마 북서부 해상에서 개발한 가스전. [중앙포토]

포스코대우가 미얀마 북서부 해상에서 개발한 가스전. [중앙포토]

지난달 10일 중국 구이저우(貴州) 지방에서는 중국 석유가스공사(CNPC) 소유의 육상 가스관이 폭발했는데 이 가스관은 포스코대우가 개발한 미얀마 가스전과 연결돼 있다. 미얀마 가스전은 포스코대우 한 해 영업이익의 70%를 올려주며, 포스코대우가 앞으로 20년간의 영업권을 가진 핵심 사업처다.

미얀마에서 생산한 가스를 중국 내륙으로 들여와 판매하는 통로에 문제가 생기면서 판매 차질이 빚어졌고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폭발 사고 전 2만6000원을 넘던 주가가 최근 1만7000원까지 떨어졌다.

포스코대우는 지난 23일 2분기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매출 6조 1707억원, 영업이익 136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40.37%가 증가한 실적을 내놨다. 그래도 주가 흐름은 반전하지 않았다.

포스코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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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대우 관계자는 "미얀마 가스전의 중국 내 판매 물량은 장기적으로 계약이 체결된 사안이라, 폭발된 가스관을 수리하는 동안은 일시적으로 판매가 줄어들 수 있지만 향후 공급 물량이 확보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측에 귀책사유가 있어 공급 차질이 빚어졌으므로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중국으로부터 미판매 부분에 대한 현금 보전을 받고 있다"며 "향후 판매가 재개되면 보전된 현금은 판매대금으로 정산된다"고 설명했다. 가스관 폭발이 현금흐름이나 판매 물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얘기다. 자사주 매입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 회사 주가는 이날 2.5% 올랐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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