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호평받은 이동원 대법관 후보자…“재판 받아보고 싶다” 말 나오기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동원 대법관 후보자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이동원 대법관 후보자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보수성향을 띤다는 평가가 있는 이동원 대법관 후보자에 대해 야당이 호평했다.

이 후보자는 25일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법관으로 손색이 없는 분”이라며 추켜세웠고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제가 15년간 재판을 받아서 다시는 법정에 서기 싫은데, 이 후보자 같은 분에게 재판을 받아봤으면 할 정도로 좋아한다”고 했다.

이날 이 후보자는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대해 “당연히 존중돼야 할 뿐만 아니라 결정 내용도 제 생각과 같다”며 “통진당은 헌재 결정에서도 종북 세력이라고 해석된다”고 말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동원 대법관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동원 대법관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이 후보자는 2016년 서울고법 재직 당시 통합진보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제기한 국회의원 지위확인 소송의 재판장을 맡아 ‘위헌 정당 해산 결정의 효과로 소속 국회의원이 당연히 의원직을 상실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통진당 전 의원들이 항소심 판결문의 논리와 (양승태 사법부의)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통진당 해산 검토 논리가 유사하다면서 재판 거래 의혹을 제기한다”고 짚었다. 그러자 이 후보자는 “재판 거래가 아니다”며 “법과 양심에 따랐고, 국민 앞에 한치의 부끄러움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대체복무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판결을 내렸다”며 대체복무제 도입과 관련한 이 후보자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대체복무제를 준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현안질의에 가세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회적 약자에 성 소수자, 장애인, 여성, 이주민, 북한 이탈 주민이 사회적 약자에 포함되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보편적으로 봤을 때 장애인, 이주민 등은 일반적으로 (사회적 약자에 포함하는 것에) 동의하는데, 성 소수자는 모든 점에서 약자라는 것은 논의가 필요하지 않으냐”며 “퀴어축제에선 성 소수자가 약자가 아니라 일반 시민”이라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은 이념 편향성과 도덕성 문제를 집중 공격했던 김선수 후보자(23일)의 청문회와 달리 대체로 정책 검증에 주력했다. 다만 이 후보자는 2001년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의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이에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다”며 “이미 확정된 세금 처리가 끝나서 (세금을) 어떤 방식으로 내야 할지 알아보고 납부할 방법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