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출생아 2만7900명 … 올해 30만 명 위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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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울음소리가 갈수록 뜸해지고 있다. 5월 출생아 수는 5월 기준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3만명을 밑돌았다. 저출산 심화에 고령 인구 증가에 따른 사망자 수 증가가 더해져 인구 감소 시기가 당겨질 가능성이 커졌다.

5월 출생아 수가 사상 처음올 3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연합뉴스]

5월 출생아 수가 사상 처음올 3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연합뉴스]

통계청이 25일 내놓은 ‘5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출생아 수는 2만79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7.9% 줄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1년 이후 5월 기준으로 가장 적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30개월 연속 감소했다. 월간 출생아 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2016년 4월 이후 26개월째다.

30대 초반 여성 줄고 혼인도 감소 #사망자는 늘어 인구절벽 당겨질 듯

올 1~5월 누적 출생아 수는 14만5300명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8.8% 줄었다. 역시 사상 최저치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올해 연간 출생아 수는 32만명대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해 35만7700건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40만명 선이 무너졌는데, 30만명 선까지 위협받게 된 셈이다.

통계청은 2016년 12월 내놓은 ‘장래인구추계(2015~2065)’에서 올해 37만6000명~44만7000명의 아기가 태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44만7000명(고위 추계)은 최상의 출산율 상황을, 37만6000명(저위 추계)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다. 올해 출생아 수가 저위 추계마저도 밑돌 가능성이 커졌다.

출생 및 사망 동향.[자료 통계청]

출생 및 사망 동향.[자료 통계청]

출생아 수 감소의 원인에 대해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30~34세 여성 인구가 줄고, 혼인 건수도 감소한 영향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출산을 가장 많이 하는 30~34세 여성 인구는 올해 5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5.3% 줄었다. 출생아 수와 직결되는 혼인 건수도 올 5월 2만5000건으로 1년 전보다 7.1% 감소했다. 5월 기준으로 가장 적다. 올해 1~5월 결혼 건수는 11만18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줄었다.

출생아 수는 줄어드는데 고령인구 증가 여파로 사망자 수는 늘어나고 있다. 1∼5월 사망자 수는 12만98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다. 이러면서 인구수가 뒷걸음질 치는 ‘인구 절벽’도 빠르게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통계청은 지난 2016년 12월 장래 인구 추계를 발표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로 갈 경우 한국의 전체 인구는 2028년부터 줄기 시작할 거로 예상했다. 현 추세면 최악의 시나리오보다도 더 빠르게 한국사회가 인구 감소 시대를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2020~2023년 사이에 한국의 인구는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출생아 수는 계속 줄고, 사망자는 늘어나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 역시 2016년 공식 전망보다는 인구 감소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조 교수는 “인구 감소 추세 자체를 돌이키는 것은 어렵다”라며 “인구 증가에 익숙했던 한국 사회도 인구 감소 시대에 맞춰 패러다임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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