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 가계신용대출 금리를 줄줄이 인하했다. 시중금리가 올라가는 가운데 이례적인 행보다. 금융 당국이 대출 원가 공개를 압박하는 가운데 저축은행이 ‘몸사리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중앙회 6월 대출 금리 공시 #30개 저축은행 평균 0.51%포인트 하락 #시중금리 상승세와 이례적 반대 방향 #“약탈적 대출” 경고에 금리 인하
24일 저축은행중앙회가 공시한 ‘저축은행별 대출 금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30개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19.23%다. 석달 전인 지난 3월 연 19.74%와 비교해 0.51%포인트 하락했다.
OK저축은행은 가계신용대출 금리를 3월 연 22.47%에서 6월 21.68%로 0.79%포인트 인하했다. 이 기간 웰컴저축은행도 연 22.18%에서 20.13%로 2.05%포인트 가계신용대출 금리를 낮췄다. JT친애저축은행도 연 18.58%에서 16.29%로 2.29%포인트 가계신용대출 금리를 내렸다. 저축은행 자산 1위 SBI저축은행은 3월 연 19.59%에서 6월 21.14%로 1.55%포인트 가계신용대출 금리를 올리긴 했지만 지난해 12월(21.61%)에 비하면 현재 금리는 소폭 낮아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포함한 주요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잇따라 올리면서 시중금리는 상승세를 탔다. 이런 상황과 반대로 저축은행은 줄줄이 가계신용대출 금리를 낮췄다. 금융감독원 등 금융 당국의 연이은 대출 금리 압박에 저축은행이 금리를 낮추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4월 16일 김기식 당시 금융감독원장은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저축은행이 가계신용대출에 대해 20%가 넘는 고금리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는 저축은행의 존재 이유와 결코 양립할 수 없다”며 “공적자금을 27조원이나 투입해 저축은행을 살렸는데 국민을 상대로 고금리대출 영업을 한다는 지적에 대해 뼈아프게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석한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9일 금융감독 혁신과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융사들과 전쟁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사를 대상으로 한 종합검사제도 부활, 가산금리를 포함한 대출 금리 원가 분석과 공개를 예고했다. 윤 원장은 “저축은행에 있어 약탈적 대출 부분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대출 금리를 적절하게 책정됐는가를 보겠다고”고 지적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