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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25만 개의 일자리 달려 있는 숲의 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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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김재현 산림청장

김재현 산림청장

최근 영화 ‘리틀 포레스트’와 예능 ‘숲 속의 작은 집’이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위로를 건네며 화제가 됐다. 숲과 일상을 연결 짓는 콘텐트들이 주목받으면서 숲의 가치도 재조명받고 있다.

숲은 정서를 풍요롭게 하는 것 외에 소중한 일터를 제공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숲에 약 25만 개의 일자리가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임산물 재배부터 목재생산·가공 등 목재산업 분야와 휴양·교육·치유 등 서비스업을 망라한다.

그간 산림청은 정책을 통해 고용 확장성을 넓히고자 노력해왔다. 새로운 직종을 안착시키고 사회적 수요를 찾아 시범적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작업을 했다. 산림의 다양한 가치를 일자리로 현실화하고자 일자리 만들기에 매진 중이다.

산림일자리 정책의 첫 결실로, 지난 6월 28일 나무 상태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전문 일자리인 ‘나무의사’ 제도가 시행됐다. 올 하반기부터 나무의사 양성기관이 운영되며 내년부터는 가정의 반려식물과 마을 숲을 돌봐줄 나무의사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지역 특성에 맞는 산림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산림 일자리 발전소는 주민들이 산림자원을 활용해 지역문제 해결에 필요한 일자리를 직접 만들도록 현장에서 밀착지원한다. 그 예로, 조선업 퇴직자가 늘어나는 울주군에서는 이들의 재취업을 위해 귀산촌 창업과 기술교육을 실시해 산촌에서 산림사업을 추진할 사업체로 육성 중이다. 전문(그루)매니저들이 이들을 돕는 역할을 한다. 올해 5명의 그루매니저가 활동을 시작했다. 주민들의 협력과 지역자원 순환을 동력으로 지역 맞춤형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림분야 사회적 경제도 성장세다. 간접지원만으로도 2016년 48개였던 산림형 사회적 경제기업은 2018년 현재 88개로 늘었다. 특히 목공·정원·숲교육 등 도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한편 산림복지시장은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경력단절 여성들이 숲해설 등 산림복지 전문업을 창업해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16년 104개였던 업체 수는 2018년 현재 363개로 3배 이상 늘었다. 산림분야 재정지원일자리 사업이 민간일자리로 전환되는 디딤돌 역할을 했다고 본다.

산림청은 숲을 통한 성장과 협력,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 1년 처음 시도하는 일이 많았다면 앞으로의 1년은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고 사람을 키우는데 힘쓰고자 한다.

현재 새로운 사회적 수요를 반영해 교육 훈련체계를 재설계하는 중이다. 개인 직무능력을 향상시키고 교육 훈련이 취·창업과 실질적으로 연계되도록 할 것이다. 숲에서 일하는 개개인이 전문가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하겠다. 현장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일자리 질을 개선하는 작업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

지난 수십 년 간 사람이 숲을 키웠듯 이제는 숲을 통해 사람을 키우고 일자리로 화답할 것이다.

김재현 산림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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