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서울시장 후보 '국회가 날 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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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치점점에 앉은 정동영 당의장
한나라당의 사학법 재개정문제로 파행을 격고있는 임시국회 마지막날, 열린우리당에서 민생법안 직권처리를 밝힌 2일 오전 본회의장 앞에서 여야의원들이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의원들을 격려차 들른 열린우리당 정동영당의장이 대치 중간지점에 앉아 여야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서울=뉴시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4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2일 본회의를 앞두고 일촉즉발의 대치상황으로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당 서울시장 후보경선을 3시간여 앞둔 강금실 · 이계안 선거캠프는 착잡한 심정이다.

이번 경선에서 승리가 유력한 강 예비후보측은 더더욱 안타까운 상황이다. 더욱이 이번 경선을 통해 흥행몰이에 나선다던 전략에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강 후보 캠프의 오영식 대변인은 이날 일정 브리핑 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슬프다"라는 한 마디로 속내를 드러냈다.

오 대변인은 이번 경선을 "처절한 경선"이라 표현했다. 가뜩이나 한나라당 경선에 비해 언론이나 국민들로부터 주목받지 못했는데, 설상가상 이번 대치상황으로 인해 흥행에 참패하게 됐기 때문이다.

강 후보 캠프를 이끌고 있는 김영춘 선대본부장과 오 대변인은 우리당 현직 국회의원으로서 이번 경선장에 참석조차 하기 힘든 상황이다. 오 대변인은 “상황에 따라서 참가하지 못할 수도 있다. 사태 추이를 봐서 잠시 들리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흥행에 성공한) 한나라당 경선과 대비되는 (처절한) 경선을 통해 비장함과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계기로 삼겠다”고 애써 서글픈 마음을 감췄다.

우리당 서울시장 후보경선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이계안 의원의 상황도 암울하긴 마찬가지. 특히 이 후보는 그 동안 경선을 위해 숨가쁘게 달려왔건만 막상 경선 당일 경선장에 발도 제대로 디뎌보지 못하게 생겼다.

이 후보는 올림픽 펜싱경기장에서 오후 1시30분께 예정된 후보연설만을 마치고 국회로 돌아와 표결에 대비한다는 입장이다. 상황에 따라선 이날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인 본회의에서 1표가 아쉬운 우리당의 입장으로 인해 이 후보가 경선장에서 경선결과도 제대로 지켜보지 못하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이 후보 캠프의 강선아 대변인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아쉬울 따름이다”면서 “속상한데 상황이 이러니 어쩌지도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털어놨다.

여론조사 결과에서 강 후보에게 뒤지고 있는 이 후보로선 선거인단의 참여가 절실한 데, 이번 대치상황이 선거인단의 참여도를 급격히 저하시킬 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 그 대책에 고심하고 있다.

강 대변인은 “이 후보를 지지해 줄 것으로 기대되는 선거인단에 속한 의원들도 경선에 투표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국회 본회의장에 따로 (경선)투표 부스를 만들지 않고선 (경선)투표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울=데일리안/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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