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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우 "마린온 사고 목격담···이상한 점 한 둘이 아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8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 비행장에 상륙기동헬기(MUH-1) 마린온이 계류해 있다. 지난 17일 이곳에서 상륙기동헬기(MUH-1) 1대가 추락해 승무원 6명 가운데 5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 [연합뉴스]

18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 비행장에 상륙기동헬기(MUH-1) 마린온이 계류해 있다. 지난 17일 이곳에서 상륙기동헬기(MUH-1) 1대가 추락해 승무원 6명 가운데 5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 [연합뉴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이 18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리온’ 추락 사고의 원인으로 기체 결함 또는 정비 불량 가능성을 제기했다. 마린온은 한국형 기동헬기인 수리온을 해병대의 상륙 작전에 맞도록 개조한 기종이다.

이 사무국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전날 추락사고와 관련해 “조종 미숙 및 조작 실수로 인한 사고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사고 당시 헬기의 정조종사였던 김 모 중령과 부조종사였던 노 모 소령은 군에서도 실력이 우수해 촉망받는 조종사였고, 기체가 고작 10m밖에 뜨지 않았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마린온의 모체가 되는 수리온에 대해 “쉽게 말해서 40년쯤 된 유럽제 구형 헬기의 설계도를 사와서 여기다가 미국제 엔진과 부품, 그리고 국내에서 개발한 부품을 얹은 하이브리드 기체”라며 “개발 기간이 6년밖에 안 돼 초기 단계부터 기체 결함 문제가 많이 지적돼왔다. 실전 배치 후에도 진동 문제, 엔진 결빙 등의 문제가 수차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체로도 문제가 있던 수리온을 해상용에 맞게 개조하는 과정에서도 충분한 검증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마린온은) 해안까지 멀리 날아가야 하므로 연료탱크의 용량을 늘렸다. 또 바다에 뜨기 위해 리프팅 장치도 달았다. 염분에 의한 기체 부식을 막기 위해 방염 처리도 됐다”며 “페이스리프트 수준의 개량이 가해졌기 때문에 여러 가지 변수에 대해서 충분히 검증해봐야 했지만 그러기엔 개발 기간이 너무 짧았다”고 기체 결함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사무국장은 또 “목격담을 보면 이상한 것들이 한둘이 아니었다”며 정비 불량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이륙 중 갑자기 메인로터(프로펠러)가 떨어져 나갔다는 목격담이 있다”며 “로터하고 기어박스, 엔진을 연결하는 접합부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륙 직후 기체에서 연기가 발생했다는 목격담도 있는데, 이는 엔진이나 기어박스에서 기름이 샜거나 또는 어떤 부품이 잘못 이어져서 마찰이 발생해 불이 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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