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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짝퉁은 없다'…입김 불면 정품 확인 가능한 기술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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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연구원이 개발한 위조 상품 확인 필름. 입김의 양에 따라 색깔이 변한다. [사진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연구원이 개발한 위조 상품 확인 필름. 입김의 양에 따라 색깔이 변한다. [사진 한국화학연구원]

‘호호’ 부는 입김만으로 짝퉁 상품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입김을 불면 색상이 변해 위ㆍ변조 상품의 불법 거래를 차단할 수 있는 필름 제조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한국화학연구원, 입김 물면 색상 변해 #위·변조 상품 파악 가능한 필름 개발 #홀로그램보다 가격 싸…상업화 나설 계획 #

한국화학연구원 박종목 박사 연구팀은 고분자물질을 여러 층으로 쌓아 위·변조 상품을 확인할 수 있는 투명 필름을 만들었다. 필름이 입김 등 높은 습도에 노출되면 구조가 변하고 이로 인해 색상이 달라 보인다. 습기가 사라지면 원래 투명한 상태로 되돌아온다.

위·변조 필름의 원리는 굴절률의 차이 때문에 생긴다. 이는 물속에 담긴 물체가 실제보다 작게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입김을 불면 얇은 필름의 구조가 변화하고 이에 따라 굴절도가 달라져 숨겨진 이미지가 나타난다. 박종목 박사는 통화에서 “7겹의 얇은 필름을 쌓아 만드는 데 필요에 따라 필름을 더 쌓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개발된 필름은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있는 위ㆍ변조 방지 기술인 홀로그램과 비교해 경쟁력이 있다.  박 박사는 “기술 발전으로 홀로그램도 손쉽게 가짜를 만들 수 있어 새로운 위·변조 방지 기술이 필요했다”며 “다양한 정품인증 이미지가 숨겨져 있어 복사나 복제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화학연은 4년 동안 개발한 이번 기술을 민간에 이전해 상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짝퉁 상품 방지 필름 기술은 생산 경쟁력도 갖췄다. 홀로그램, 입체필름 등 기본 보안기술에 비해 싼 가격에 제조할 수 있다. 박 박사는 “상업화를 앞두고 있어 생산 비용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홀로그램 등 기존 기술과 비교해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신기술은 입김만으로 진품과 가품 여부 구별할 수 있어 위조 담배 등 불법거래 차단에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부터 원산지와 판매자 정보를 담은 고유 식별 코드를 담배에 부착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런 가운데 짝퉁 상품 확인 기술은 적용 범위가 넓어지는 중이다.

 김성수 화학연 원장은 “불법유통과 탈세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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