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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마드, 이번엔 '낙태 인증' 논란…"자극적 소재 부각하지 말아야"

중앙일보

입력

워마드의 임신중단 합법화 운동 이미지. [사진 워마드 홈페이지 캡처]

워마드의 임신중단 합법화 운동 이미지. [사진 워마드 홈페이지 캡처]

가톨릭 성체 훼손, 문재인 대통령 합성사진 등에 이어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에서 이번엔 '낙태 후 인증사진'이 올라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문 대통령 합성사진 사건으로 경찰 수사가 시작된 상황에서 언론과 대중이 워마드의 자극적인 부분에만 주목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워마드 게시판에 따르면 '낙태인증'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사진 2장에는 난도질당한 핏덩이와 수술용 가위가 함께 나와 있다. 작성자는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이다. 밖에 놔두면 유기견들이 먹을지 모르겠다"고 썼다. 해당 게시물 댓글에는 "침이 고인다" 등 의견이 달리기도 했다.

[워마드 게시판 캡처]

[워마드 게시판 캡처]

해당 사진의 진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거짓으로 꾸민 '가짜 인증'을 올린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에는 호주에서 남자 어린이를 성폭행했다고 주장하는 워마드 사용자의 게시물이 등장해 현지 경찰에 체포되는 일까지 발생했지만 진위는 가려지지 않았다. 지난 8일에는 남자아이를 성폭행하고 암매장했다고 주장하는 게시물도 등장했지만 합성 사진으로 밝혀졌다. 임신중절 합법화 운동을 벌여온 워마드에서 낙태 인증을 일종의 미러링 소재로 활용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는 이유다.

윤김지영 건국대학교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현실에서는 그 정도로 성장한 태아를 몸속에서 꺼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으로 보이고 구글에서 자극적인 사진을 찾아 희화한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윤김 교수는 "워마드 일부 게시물이 보는 이들에게 충격적이고 역겨움이나 불쾌감을 주는 지점이 있지만 워마드에서 논의되는 '비혼·비출산 여성으로 살아가는 법' 등 여성의 독립성을 담은 콘텐트는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자극적인 소재만 대중에 과잉 대표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진단했다.

허라금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원장도 워마드 논란에 과한 이목이 쏠리는 상황을 경계했다. 허 원장은 "워마드는 자극적인 소재와 사진 등으로 정치적인 과시 전략을 사용하는데 대중의 관심이나 언론의 보도 등은 그들의 자극적인 부분만을 조명하고 있다"며 "그 안(워마드)에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성체훼손 등 폭력적인 사례만 부각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앞으로는 더욱 자극적인 사례가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라고 지적했다. 외부로부터 관심이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자정작용이 일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16일 서울 구로경찰서는 문 대통령 합성사진에 대한 명예훼손 고발이 접수돼 워마드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문 대통령을 조롱하고 명예를 훼손해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게 고발장을 제출한 오천도 애국국민운동연합 대표의 주장이다. 경찰은 오는 19일 오 대표를 불러 고발인조사를 하고, 워마드에 합성 사진을 올린 글쓴이를 특정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1일에는 부산에서 성당에 불을 지르겠다는 게시물이 올라와 부산경찰청이 수사를 시작하기도 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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