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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측 “성체모독,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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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성체를 불에 그을린 논란의 사진. [사진 독자제보]

천주교 성체를 불에 그을린 논란의 사진. [사진 독자제보]

일부 여성들의 과격한 ‘남성혐오’ 논란이 종교계까지 확산된 가운데,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관계자는 11일 “가톨릭 입장에서는 게시글이 올라온 배경과 무관하게 공개적인 성체 모독을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 어떤 형태로든 유감 표명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예수XX 몸 안 먹고 가져왔다. 이니야” #‘이니’는 文대통령 애칭

지난 10일 워마드에 한 회원은 ‘예수 XXX 불태웠다’는 제목의 글에 성당에서 받아왔다는 성체에 예수를 모독하는 낙서를 하고 불로 태운 사진을 게시했다. 이 게시자는 “그냥 밀가루 구워서 만든 떡인데 천주교에서는 예수 XX의 몸이라고 XX 떨고 신성시한다”며 “여성 억압하는 종교들 다 꺼져라”라고 썼다. 또한 “최초의 인간이 여자라고 밝혀진 지가 언젠데 아직도 시대 못 따라가고 ‘아담의 갈비뼈에서 나온 하와’ 이런 X소리나 전파하는 XX들은 멸망해야 한다”며 “천주교는 지금도 여자는 사제도 못 하게 하고 낙태죄 폐지 절대 안 된다고 여성인권 정책마다 XXX 떠는데 천주교를 존중해줘야 할 이유가 어디 있나”라고 했다.

천주교에서 빵의 형태를 한 성체는 현존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일컫는다. 이를 훼손하는 행위는 신성모독으로 간주한다. 천주교인들은 이 영성체 의식을 가장 신성한 신앙의식 중 하나로 생각한다.

워마드에서 이 글을 보고 신고했다고 밝힌 네티즌은 “성체에 ‘욕설 섞인 낙서’를 하곤 ‘불로 태우기’까지 하는 가톨릭에서 ‘대죄’인 성체 모독을 범했다”며 분노와 경악에 빠졌으며 마음을 추스른 뒤 천주교 세 개 기관에 알렸다고 전했다.

특히 게시자는 성체를 태운 사진 밑에 “예수XX 몸 안 먹고 가져왔다. 이니야”라고 적었다. ‘이니’는 문재인 대통령 이름의 끝자 ‘인’을 딴 애칭이다. 이에 대해 온라인상에선 천주교 신자인 문 대통령을 비난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천주교계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입장이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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