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수행비서, 부인도 증인으로…안희정의 방어 전략은?

중앙일보

입력

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 모습을 드러낸 안희정 전 충남지사. [연합뉴스]

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 모습을 드러낸 안희정 전 충남지사. [연합뉴스]

성폭행 혐의를 벗기 위해 안희정(53) 전 충남지사가 본격적인 방어에 나선다. 김지은씨의 후임비서, 안 전 지사의 부인 등 피고(안 전 지사) 측이 신청한 증인이 연이어 법정에 서기 때문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조병구)는 11일 오전 10시부터 4차 공판을 열고 후임 수행비서 어모씨와 안 전 지사의 전 운전비서 정모씨, 전 미디어센터장 장모씨, 전 비서실장 신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한다. 13일 5차 공판에도 안 전 지사의 부인 민주원 여사를 포함해 피고 측이 신청한 증인들이 법정에 선다.
4,5차 공판의 증인들은 안 전 지사의 측근이거나 가족인 만큼 안 전 지사에게 유리한 증언을 진술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가장 먼저 증인 신문을 받는 인물은 후임비서 어씨다. 안 전 지사 변호인은 "기존에 검찰 측 증인들은 안 전 지사와 그의 조직이 강압적이고 권위적이라는 진술을 했다. 하지만 어씨는 안 전 지사는 개방적이고 소통을 잘하며 조직 내에도 강압적인 분위기가 없었다는 점을 진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어씨에 이어 증인으로 나서는 전 운전비서 정씨에 대해서는 "정씨는 김지은씨와 성추행 일로 엮인 인물이다. 그에 대해 적극 방어하지 않을까 싶다. 다른 증인들도 안 전 지사의 오랫동안 안 전 지사와 함께 일한 만큼 자신이 느꼈던 점을 진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열리는 13일 5차 공판의 핵심 증인은 민 여사다. 안 전 지사 변호인은 "민 여사는 안 전 지사뿐 아니라 김지은씨에게도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꼭 안 전 지사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현재 심경을 밝힐 듯 싶다"고 전했다. 그는 또 "'지난해 8월 보령 '상화원'에서 부부가 자고 있던 오전 4시에 김씨가 침실에 들어온 적이 있다'고 하더라. 이에 대한 증언이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 전 지사 변호인단은 검찰 측 증인이었던 구모(29)씨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변호인단은 "11일 오후 1시30분 모해 위증 혐의로 증인 구모씨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서부지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해 위증죄는 법정에서 선서를 한 뒤 거짓 증언을 한 경우 성립된다. 안 전 지사가 취재 보도 무마를 시도했다는 구씨의 진술에 대해 "명백한 위증"이라고 반발한 것이다.

앞선 2, 3차 공판에서는 피해자 김지은씨가 직접 진술하거나 검찰 측이 요청한 증인이 법정에 나섰다. 그들은 안 전 지사의 권위적 태도, 조직 내 강압적 분위기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김씨의 지인 구씨는 "안희정은 캠프 내에서 왕 같은 존재였다. 성관계가 있었다면 절대 합의에 의한 관계가 아니다"며 “민 여사가 ‘김지은의 과거 행실과 평소 연애사를 정리해 보내달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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