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당갈’ 실제 주인공 만난 김정숙 여사…“전세계 여성에 영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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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오후 뉴델리 오베로이 호텔에서 영화 '당갈'의 실제 주인공인 두 딸 중 언니인 '기타' 씨(왼쪽)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오후 뉴델리 오베로이 호텔에서 영화 '당갈'의 실제 주인공인 두 딸 중 언니인 '기타' 씨(왼쪽)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인도 뉴델리의 한 호텔에서 인도영화 ‘당갈’의 실제 주인공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당갈’(Dangal)은 힌디어로 레슬링이라는 뜻이다. 인도의 여성 레슬러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인도에서 2016년 12월 개봉해 자국에서만 3700만 관객을 동원했다. 지난 4월 국내서도 개봉돼 10만9000명의 관객 몰이에 성공했다.

영화는 2010년 영연반 경기대회에서 인도 여성 레슬링 선수 최초로 금메달과 은메달을 딴 기타(Geeta)와 바비타(Babita), 그리고 그들을 레슬러로 키워낸 아버지 마하비르(Mahavir)의 이야기를 그렸다.

김 여사는 인도 방문을 앞둔 지난 4일 서울 신사동의 한 영화관에서 인도인 유학생들과 함께 영화 ‘당갈’을 관람하고 영화 속 이야기가 인도는 물론 한국사회와 전 세계 여성에 큰 울림을 줬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오후 뉴델리 오베로이 호텔에서 영화 '당갈'의 실제 주인공인 아버지 마하비르 싱 포갓 씨(오른쪽)와 두 딸 중 언니인 '기타'(왼쪽)와 동생 '바비타' 씨(오른쪽에서 두 번째)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오후 뉴델리 오베로이 호텔에서 영화 '당갈'의 실제 주인공인 아버지 마하비르 싱 포갓 씨(오른쪽)와 두 딸 중 언니인 '기타'(왼쪽)와 동생 '바비타' 씨(오른쪽에서 두 번째)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여사는 이날 영화 '당갈'의 실제 주인공들을 만나 금메달리스트 딸을 둔 아버지에게 "영화를 보면서 기타와 바비타를 굉장히 응원했다. 기타가 금메달 따는 모습을 볼 때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며 "그 시대에 레슬링을 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대단한 선수가 돼 따님이 대견하시겠다"고 말했다.

이에 마하비르는 "아주 어린 나이인 7살 때부터 훈련을 시켰다. 여성들이 운동을 하는 데 사회적 제약이 많았다"며 "주변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꿋꿋하게 노력해서 정직하게 세계적 선수들로 키워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딸 네 명과 조카 두 명 모두 레슬러 선수로 키웠다고 설명했다.

큰 딸 기타는 "어머니가 고생 많이 하셨다"며 "저희가 새벽 4시에 일어나 열심히 훈련해야 했는데, 어머니도 그 시간대에 같이 일어나서 밥을 해 주시고, 학교 숙제를 도와주시면서 많이 지원해 주셨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정말 금메달 가족이네요"라고 말하자 참석자들은 웃음꽃을 피웠다.

김 여사와 기타는 여성인권에 대한 공감대를 나눴다. 김 여사는 "최근 한국에서는 여성인권에 대한 이슈가 뜨거워 정부도 그 부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여성인권에 대한 고민과 함께 이 영화를 보게 돼 더 큰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기타는 "인도의 여성 인권은 지금도 좋지 않다"면서도 "문화를 통해 제도와 풍습들을 바꿔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포갓 가족의 고향인 인도 하리와나 비와니주는 인도 내에서 여성문제가 심각한 지역으로 알려졌다. 기타는 영화를 계기로 이 지역에선 여성훈련체육관이 100개나 생겼다고 전했다.

또 김 여사는 포갓 가족의 이야기가 세계 곳곳의 젊은 여성에게 많은 영감을 줬다며 앞으로 활약과 아버지 마하비르의 건강을 기원했다.

전날(9일) 문재인 대통령 역시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 인도의 문화에 대해 설명하며 “70년대 코끼리와 인간의 우정을 담은 인도영화 ‘신상’이 기억난다”며 “최근에는 ‘세 얼간이’와 ‘당갈’이 큰 인기를 얻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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