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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 꾸준히 먹은 노인 효과 있네…치매 적고, 기억력은 좋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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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 판매장을 찾은 노인들이 인삼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인삼 판매장을 찾은 노인들이 인삼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평소 건강 관리를 위해 인삼이나 인삼 추출물을 꾸준히 먹는 사람이 많다. 약 2000년 전부터 아시아 전역에서 널리 사용된 인삼은 면역 기능 증진, 피로 회복 등의 효능이 확인된 약초다. 그만큼 인기 있는 건강보조식품 중의 하나다. 노인이 인삼을 섭취하면 기억력이 좋아지는 등 인지 향상 효과가 나타난다는 이야기도 알려졌다.

그런데 실제로 인삼을 꾸준히 먹으면 나이가 들어 치매가 적게 걸리고, 전반적인 인지 기능이 더 좋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60세 이상 노인 6422명을 2010~2016년 추적 조사한 내용을 10일 공개했다. 노인 연령대에 초점을 맞춰서 인삼 섭취량과 인지 기능의 관계를 분석한 대규모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주로 이뤄진 임상시험들은 연구 참여자가 적고 기간이 짧아 제대로 된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다.

김 교수팀은 연구 대상자를 인삼 섭취 기간에 따라 ’섭취 안 함‘ ’5년 미만 섭취‘ ’5년 이상 섭취‘ 세 그룹으로 나눴다. 그 결과 인삼을 섭취하지 않은 그룹의 경도인지장애ㆍ치매 등 인지 기능 장애 비율은 32.6%(경도인지장애 28%, 치매 4.6%)로 집계됐다. 반면 5년 미만 섭취군은 27.1%(경도인지장애 25.3%, 치매 1.8%), 5년 이상 섭취군은 24.7%(경도인지장애 24.2%, 치매 0.5%)로 나타났다. 인삼을 오래 먹을수록 수치가 7.9%포인트까지 낮아지는 것이다.

인삼 섭취 기간에 따른 인지 기능 장애 비율. [자료 분당서울대병원]

인삼 섭취 기간에 따른 인지 기능 장애 비율. [자료 분당서울대병원]

노인이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건 중요하다. 인지 기능이 감퇴하면 기억력이 점점 나빠질 뿐 아니라 성격 변화ㆍ우울 등 정신병적 증세, 보행 장애ㆍ요실금 같은 신경학적 증세가 동시에 찾아올 수 있다. 인지 기능 저하가 곧 일상생활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인지 기능에 점수를 매겨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연구팀은 뇌 기능 장애, 치매 발병 여부 등을 판단할 수 있는 검사법인 CERADㆍMMSE로 노인들의 전반적인 인지 기능을 측정했다. 그랬더니 인삼을 5년 이상 섭취한 노인의 CERAD 점수는 70.5점(최종 평가 기준)으로 5년 미만 섭취군(69.5점), 미섭취군(66.1점)보다 높았다. MMSE 점수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이는 노인의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연령ㆍ성ㆍ학력ㆍ흡연ㆍ음주 등의 변수를 모두 통제한 결과다.

건강 관리를 위해서 평소 많이 챙겨먹는 홍삼 제품. [사진 한국인삼공사]

건강 관리를 위해서 평소 많이 챙겨먹는 홍삼 제품. [사진 한국인삼공사]

김기웅 교수는 "이번 연구로 5년 이상 인삼 추출물을 먹은 노인들의 전반적 인지 기능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좋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인삼의 성분 자체가 인지 기능에 미치는 효과를 검증하는 작업은 앞으로도 꾸준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인삼을 먹는다는 것만으로 건강을 너무 과신하는 건 금물이다. 김 교수는 "평소 인지 기능을 관리하려면 인삼 섭취에만 의존하지 말고 과음ㆍ흡연을 금하며 규칙적인 식사ㆍ수면을 지켜야 한다. 일주일에 3번 정도는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등 일상 속에서 예방 수칙을 실천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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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ㆍ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의 하나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 연구와 치료‘ 최근호에 실렸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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