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수백 억 썼지만 "그래도 경제적"|대기업 올림픽에 얼마나 쓰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이번 올림픽과 관련, 수십 억원씩 많게는 수백 억원의 경비를 아낌없이 쓰고 있다.
기업마다 자사 브랜드를 각국 선수단 및 관광객들에게 알리기 위해 상품광고는 물론 선물 공세를 펴는가 하면 외국선수들의 뒷바라지도 다투어 맡고 있다.
MPC(보도본부) 등 주요 관계기관에 컴퓨터를 비롯한 각종 첨단장비를 지원하는가 하면 올림픽기간 중 외국인을 위해 한시적으로 발행되는 「올림피안」신문의 광고를 독점 계약하기도 했다. 또 올림픽 관련의 문화행사에 서로 후원금을 못 대 안달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이같은 경비 지출이 전혀 과다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예비소비자군」들이 한자리에 「자발적」으로 모여든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계산이다.
이 정도의 해외 홍보를 외국에 가서 하려면 지금 쓰고있는 비용의 1백배는 들여야 한다는 것.
마쓰시타·필립스·코닥 등 세계 초일류 기업들이 올림픽 후원업체로 뛰어들기 위해 사전에 혼신의 힘을 기울인 점등을 보더라도 올림픽 관련비용의 「경제성」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삼성·럭키금성·현대 순>
올림픽 관련경비를 가장 많이 쓰고 있는 곳은 삼성. 휘장사업 등 대의지원에만 88억5천4백만원을 들이는 등 모두 2백49억원의 경비를 투입했다. 다음이 럭키금성 그룹으로 1백77억원을 썼으며 현대는 83억원, 대우는 58억5천만원을 올림픽기간 중의 경비로 책정해 놓고 있다. 이밖에 코오롱은 55억원을, 쌍룡은 40억6천만원을, 국제 상사는 40억원씩을 올림픽에 쓰고 있다.

<선물엔 그룹 심벌마크>
올림픽신문인 영자지 「올림피안」전 광고물(15억원)의 3분의1을 독점 계약한 삼성은 경쟁사의 광고를 싣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세워 특히 자사 전자제품의 외국인에 대한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삼성은 개회식 때 좌석마다 통역기·카드섹션 소품·우산 등을 비치해 놓고 여기에 그룹 심벌마크를 새겨 넣었으며 폐회식 때도 이같은 선물공세를 펼 예정인데 여기에 드는 비용만 약14억원. 또 국민체육진홍재단과 2년간 임대 사용 계약을 맺은 비행선에 올해 47억원, 내년에 28억원 등 모두 75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백남준 비디오 아트에 3억원을 지원했으며, 1천∼2천명으로 잡고 있는 삼성전자 공장방문 견학자에게는 3만원대의 카세트 녹음기를 1대씩 주고 있다.
이밖에 배지·캘린더 등 판촉물 제작에 45억원, 각종 문화 행사에 39억원, 시설물 제작에 8억원 등을 각각 책정, 예정대로 쓰고 있다.

<가전제품 87억 어치 공급>
올림픽용 종합전산정보망(WINS)을 공식 후원하고 있는 럭키금성은 컴퓨터 등 첨단 기기 외에도 컬러TV 4천5백대·냉장고 3천대·세탁기 1천3백대 등 모두·12개 품목의 가전제품을 공식 공급하는 데만 87억원을 쓰고 있다.
럭키금성은 타 그룹에 비해 특히 올림픽 문화행사에 공을 들이고 있는 편인데 소련 볼쇼이발레단 모스크바 필 교향악단·소련 사진전 등에 5억원을 후원하는 등 모두 40억원을 후원.
이밖에 그룹 이미지 제고를 위한 PR광고에 50억원을 책정해 놓고 있다.

<타임·뉴스위크에 광고도>
자동차가 올림픽 공식 자동차로 선정된 현대는 올림픽기간 중 그랜저·소나타 등 4백30대의 차량지원과 올림픽 로고사용 등에 13억원을 쓰고 있다. 또 현대전자는 외국의 언론기관이 사용할 수 있도록 5백대의 카폰을 제공하고 2억원 어치의 비디오텍스 70대를 납품.
세계 야외 조각전 등 문화행사에 24억원을 들였으며, 계열 현대백화점의 판촉비로 1억5천만원을 잡아 놓았다. 서울 삼성동의 KOEX(한국종합전시관)에 현대그룹 독립관을 설치, 그룹이미지를 새롭게 부각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만 약1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이밖에 『타임』, 『뉴스위크』등 세계 유수의 신문·잡지와 국내매체에 광고비로 30억원 정도를 쓸 계획.

<문화행사에 6억 지원>
대우그룹은 컬러TV·냉장고 등 각종 가전제품을 올림픽 패밀리타운에 지원하고 있는데 이 비용이 20억원 정도.
올림픽 기획상품 개발비로 10억원을 썼으며, 자사제품의 종합전시관 전시 등에 10억원을 들였다. 그룹차원에서 올림픽 대회 행사에는 9억5천만원을 투입했으며 각종 문화행사에도 6억원을 지원하는 등 이번 행사와 관련해 58억5천만원을 쓰고 있다.

<공식의류 26만점 제공>
스포츠 의류 공식 공급업체로 선정된 코오롱은 「액티브」상표의 단복·심판복 및 모든 운영요원과 성화 봉송요원·자원 봉사자 등에게 총26만점의 의류 약 30억원 어치를 제공했다. 코오롱은 외국 선수단 중 유고·베트남·코스타리카·카메룬·인도·아르헨티나·필리핀에도 경기복을 제공하고 있다.
국제 상사도 이번 올림픽에 약 40억원을 쓰고 있는데 이중 15억원은 현물로 대고 있다. 한국 국가대표 임원과 선수단 전원에게 1인당 5켤레의 운동화를 제공했으며, 성화 봉송 주자에게는 특별 제작한 5만 켤레의 신발을, 자원 봉사자 1만5천명에게도 테니스화를 각각 제공.
국제는 아프리카 국가 등을 비롯, 30여개 선수단에 「프로스펙스」운동화·의류를 선물하기도 했다.
쌍룡도 40억6천만원을 올림픽 관련 경비로 쓰고 있다. 이 가운데 15억원은 올림픽기념 국제 미술관 및 세계 조형작품 공원 조성 사업에 후원금으로 댔으며, KOEX 상설전시장 안의 쌍룡관 설치 운영비로 7억원을 썼다.
이 밖에 국내외 언론 매체에 그룹PR 광고비로 13억원을, 영어·중국어·일본어·스페인어판 한국 관광 안내 및 그룹소개 책자 제작비로 1억여원을 들였다. <이춘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