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월드컵을 마치고 29일 귀국한 신태용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자신의 감독 유임 여부에 대해 “신중하게 다가가야 할 부분”이라며 “16강에 못 간 게 아쉬움이 남지만, 최강 독일은 잡았다”고 답했다.
신 감독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대표팀을 계속해서 이끌 의지는 있는가’라는 질문에 “아직 마음이 정리가 안 됐다. 이제 막 대회가 끝나서 깊이 있게 생각은 안 해봤다”며 이같이 답했다.
신 감독의 계약은 7월 말까지다. 대한축구협회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계약 연장 혹은 후임 감독 물색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신 감독은 “국민들의 응원이 없었다면 1%의 기적은 없다. 정말 감사드린다. 선수들과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아쉬움이 남는 2018 월드컵이지만 회장님을 비롯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많은 팬들께 감사의 인사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빅리그에서 경험을 쌓고, 몸에 DNA가 축적되면 대표팀이 강해질 것”이라며 “이 점을 보완하면 16강 이상도 충분히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장 아쉬운 건 권창훈의 부상”이라며 “권창훈이 있었다면 손흥민이 더 많은 걸 보여줬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조현우와 김승규, 김진현 모두 장단점이 있다”면서 “김승규가 키는 크지만, 공중볼 타점은 조현우가 낫다. 세네갈과 평가전 보고 조현우를 쓸 거라 마음 굳혔다”며 이 대회 가장 빛났던 골키퍼 조현우를 언급했다.
신 감독은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큰 사건 중 하나가 된 독일전 승리 후 뒷이야기도 소개했다. 신 감독은 “경기 끝나고 선수, 스태프 등 모든 사람이 눈물바다가 돼 경기 후 뭐라 말할 분위기도 아니었다”고 분위기를 전하고는 “호텔 들어가서야 ‘다들 고생했다’고 격려의 말을 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신 감독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월드컵이다. 마지막 독일전 같은 모습을 계속 보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부상 선수가 많아 전술을 펼치지 못한 게 아쉽지만, 같이 한 23명의 전사는 완벽하게 잘 해줬다”고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