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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 신 자재경쟁 뜨겁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84년 LA올림픽에 출전한 호주 사이클 팀은 다른 팀들의 경원의 대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뒷부분이 길쭉하게 튀어나온 계란형 헬미트를 쓰고 나온 모양새가 영락없이 ET(외계인)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과연 경기에 임한 호주선수들은 신풍을 일으켰다. 계란형 헬미트를 쓴 ET사단은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빨랐고 끝내 남자 4천m 단체추발 결승에서 올림픽신기록(4분26초99)으로 우승을 차지해 세계 사이클계를 경악시켰다. 공기저항을 극소화한 신 헬미트를 개발, 실전에 활용함으로써 거둔 쾌거였다.
또 86서울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은 디스크 휠사이클을 사용해 트랙5개 종목 중 4개 종목을 석권했다. 디스크 휠이 스토크 현상을 배제, 공기저항을 줄임으로써 놀라운 기록단축 효과를 가져온 것. 결국 과학기재의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서울올림픽 또한 예외는 아닐성 싶다. 각국마다 기록단축을 위한 기자재개발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동독은 에어로메카닉(항공역학)을 이용한 신형 사이클을 호주·프랑스는 에어로 다이내믹 헬미트를 각각 선보여 비상한 주목을 끌고 있다. 한결같이 고속에 의한 공기저항을 줄이는 게 주된 목적.
동독의 신형사이클(FES·동독제작)은 프레임(몸체)이 카본합성물로 돼있는 데다 형태 또한 군더더기 살이 없이 단조롭게 설계돼있어 기존사이클(10kg)보다 2∼3kg이나 중량이 가벼운 게 특색이다. 이 때문에 공기저항도 훨씬 줄어 기록 단축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에른스트·루딩」 동독코치의 귀띔이다. 동독은 이것을 주로 남자 4km 개인·단체추발산수들이 활용한다.
또 호주가 개발한 새 헬미트는 뒷부분이 용꼬리모양으로 치켜 올라간 게 색다르다. 「레이·고드킨」호주사이클연맹회장은 『테스트결과 4km추발에선 0·5초, 1백km 레이스에선 15초 가량의 기록단축이 있었다』고 털어놓고 『LA올림픽의 기적을 서울올림픽에서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일 정도다.
이밖에 일본은 공기저항뿐 아니라 접지저항을 최소한으로 하는 최경량 타이어(1백kg·27인치형) 장착의 사이클을 선보이고 있고 이탈리아는 카본수지의 신소재사이클을 개발, 기록 단축에 도전하고 있는 중이다.
아무튼 서울올림픽사이클은 기록경쟁 못지 않게 이를 위한 각국간의 뜨거운 신 기자재 다툼으로 한층 흥미를 더해줄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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