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승리로 자국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80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하자 독일 축구 스타들도 큰 충격을 받았다.
한국은 28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독일을 2-0으로 눌렀다. 독일은 이 패배로 1승2패(승점 3)에 그치면서 골득실(한국 0, 독일 -2)에서도 한국에 밀리고 F조 최하위로 탈락했다. 경기가 끝난 뒤 독일 빌트는 "악몽"이라는 표현을 썼고, 키커는 "독일 사상 최초의 재앙이다. 황금 세대는 이제 마지막"이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독일 축구 전설들도 자국 대표팀의 탈락에 쓴소리를 남겼다. 2002년 한일월드컵 야신상(최우수골키퍼상)을 받았던 스타 골키퍼 출신 올리버 칸은 ZDF와 인터뷰에서 "선수들의 삶에서 큰 목표를 이뤘던 (4년 전 월드컵 멤버들) 월드 챔피언들이 뭔가를 보여줄 의지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독일 유니폼이 선수들에겐 너무 무거웠다는 걸 느꼈다"던 그는 "이 패배엔 많은 이유가 있지만, 팀의 리더가 보이지 않았다. 이 경기(한국전)를 단계적으로 무관심하게 받아들인 건 미스테리하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 멤버인 로타 마테우스는 카타르 Bein 스포츠에서 "이건 진짜 독일 팀이 아니다"면서 "지난 30~40년간 독일 축구는 위대했지만, 현재 팀은 모든 걸 정반대로 보여줬다. 화도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축구는 열정으로 해야 하지만 난 느끼지 못했다. 독일 팀은 다음 라운드에 올라갈 권리가 없었다. 그들은 좋은 경기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준우승 멤버인 디트마르 하만은 한국에 0-1로 밀리던 후반 추가 시간 6분 상황에서 골문을 비우고 공격 진영을 계속 올라서있다 손흥민에게 추가 실점을 허용하고 만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를 비판했다. 하만은 "우리가 지고 있는 상황에서 노이어는 필드 플레이어처럼 뛰었다. 그것은 엄청난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