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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1호' 원미숙 소방서장, 40년 소방생활 끝내고 퇴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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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미숙 서장 [사진 강원소방본부]

원미숙 서장 [사진 강원소방본부]

우리나라 최초 여성소방서장인 원미숙(59) 강원 원주소방서장이 40년간의 소방생활을 마치고 공직에서 물러난다. 정년을 1년 앞두고서다.

1978년에 지방소방사로 첫 시작 #'여성 최초' 수식어 내내 따라붙어 #"부담과 사명감으로 임해 와"

원 서장은 "여성 소방관 선배로서 소방업무든 행정업무든 주어진 업무를 잘 소화해내지 않으면 후배들에게 피해가 될 수 있기에 큰 부담과 사명감으로 소방생활에 임했다"고 지난날을 회고했다.

강원 홍천 출신인 원 서장은 40년 전인 1978년 4월 1일 속초에서 지방 소방사로 일을 시작했다. 그동안 소방서, 소방본부를 비롯해 소방청, 중앙소방학교 등 내·외근 부서를 두루 거쳤다.

원 서장의 모든 행보엔 는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2002년 원주소방서 소방행정과 계장으로 진급해 최초 여성 소방경이 됐고, 2008년 정선소방서 소방행정과장으로 진급하며 최초 여성 소방령이 됐다.

2014년 국민안전처 중앙소방학교 교육훈련과에서 지방소방정으로 진급하며 여성으로서는 우리나라 최초로 서장급에 올라 2015년 횡성소방서장으로 취임했다.

원미숙(왼쪽) 강원 원주소방서장이 지난해 12월 강원도청에서 열린 소방행정종합평가에서 최우수 기관 표창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원주소방서]

원미숙(왼쪽) 강원 원주소방서장이 지난해 12월 강원도청에서 열린 소방행정종합평가에서 최우수 기관 표창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원주소방서]

2011년 소방방재청 중앙 119구조대 기술지원팀장으로 근무하며 그해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발생 당시 열흘간 일본 대지진 국제구조대로 활동하기도 했다.

2015년에는 강원도 119 종합상황실장으로 재직하며 심·뇌혈관 질환자 정보전달시스템 자체 개발, 119 종합상황실 하트 세이버 확대 시행 등으로 소방 발전에 기여했다.

이후 횡성·원주소방서장을 맡아 겨울철 소방안전대책 전국 1위, 소방기술경연대회 전국 1위 등 굵직한 성과를 올렸다.

2015년 여성의 사회적 위상을 높인 인사로 선정돼 제50회 전국 여성대회에서 '2015년 여성 1호상'을 수상, 여성들의 귀감이 되기도 했다.

원 서장은 "예전에는 사회적으로 여성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음에도 직원들이 많이 배려해주고 도와줘서 공직을 마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원 서장은 지난 26일 원주소방서 직원을 통해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며 강원소방장학회에 소정의 장학금을 기탁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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