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도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벅찬 감격으로 메달을 목에 건 올림픽의 영웅들이 시상식이 끝나면 곧바로 달려가야 할 곳이 있다.
「도핑 컨트롤 센터」의 약물 검사장이다.
메달리스트와 4, 5, 6위 입상자는 반드시 차 한잔 정도의 소변을 본 다음에야 그의 모든 경기일정에서 물러나게 된다.
채취된 소변을 2개의 병으로 나누어 한병은 IOC 의무분과 위원회로, 다른 한병은 「도핑 센터」로 보낸다.
원래 「도핑」이란 말은 남아프리카 원주민이 종교행사때 흥분제로 마셨던 술(dㅇp)에서 그 어원이 생겨나, 운동선수가 경기력 향상을 위해 복용하는 약품 및 그 행위를 도핑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1960년 로마 올림픽의 사이클경기 도중 덴마크 「옌센」 선수가 자전거에서 떨어져 그 자리에서 절명했다.
처음엔 일사병인즐 알았으나 정밀검사결과 혈관 확장제 복용에 따른 심장마비로 드러났다.
선수들의 도핑이 공식적으로 거론된 첫 사건이었다.
권투·역도처럼 체중조절이 절실한 종목의 선수들은 이뇨제를 먹고, 양궁·사격선수는 손떨림을 막기위해 심장 이완제를, 통증이 있는 선수는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이번 서울올림픽에서 문제로 제기된 IOC 비규제 약품중의 하나인 「에리드로 포이에틴」은 원래 백혈병이나 빈혈증 치료제로 개발되었다.
1주일에 3번씩 3주 주사할 경우 4∼6주간 효과가 지속되면서 지구력 증진에 뛰어난 효능을 갖는다고 한다.
마라톤, 사이클선수가 유혹을 받기쉬운 약이다.
자신의 피를 뽑아 두었다가 경기전에 다시 수혈해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신종수법인 혈액 도핑이다.
KAIST 전문가들에 따르면 혈액 도핑은 IOC 비규제 품목이긴 하지만 피를 영하 7O도 이하의 냉온에 저장해야 하는 기술적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국내 의료진의 도움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규제 의약품 IOC의 서울대회수는 1백 10여종으로 LA대회때보다 4O여종이 더 늘어났다.
올림픽 개막 하루를 앞둔 지금, 국내 시판약품의 23%가 IOC의 금기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스포츠는 인간정신의 극치를 보여주는데 감동과 아름다움이 있다.
약물 따위를 넘보는 선수가 있다만 그는 벌써 선수가 아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