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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추첨 안된 95살 할아버지 “전 이제 끝났어요” 눈물

중앙일보

입력

25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에서 8.15계기 이산가족 상봉후보자 500명에 대한 컴퓨터 추첨이 진행됐다. 평안북도 철산이 고향인 실향민 박성은(95) 할아버지가 당첨자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없음을 확인한 뒤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뉴스1]

25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에서 8.15계기 이산가족 상봉후보자 500명에 대한 컴퓨터 추첨이 진행됐다. 평안북도 철산이 고향인 실향민 박성은(95) 할아버지가 당첨자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없음을 확인한 뒤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뉴스1]

8월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앞두고 예비 후보 500명을 추린 가운데 추첨에서 탈락한 이산가족 할머니, 할아버지가 눈시울을 붉혔다.

대한적십자사는 25일 오전 10시 서울사무소 사료전시실에서 인선위원회를 개최해 상봉후보자 선정기준을 정하고 컴퓨터 추첨으로 최종 상봉 인원 100명의 5배수인 500명을 1차 후보자로 선정했다.

인선위는 90세 이상 고령자, 직계가족 우선원칙을 통해 컴퓨터 추첨을 했지만 아쉽게도 탈락한 고령의 이산가족은 눈시울을 붉혔다.

평안북도 출신인 95세 박성은 할아버지는 "북에 형과 동생을 두고 왔다"며 "살아있다면 93살이 됐을 여동생에게 부모님의 마지막 모습을 전해듣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25일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본사에서 이산가족 상봉후보자 선정 컴퓨터추첨이 끝난 뒤 당첨자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없음을 확인한 한 평북 철산 출신의 박성은(95) 할아버지가 아쉬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본사에서 이산가족 상봉후보자 선정 컴퓨터추첨이 끝난 뒤 당첨자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없음을 확인한 한 평북 철산 출신의 박성은(95) 할아버지가 아쉬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박 할아버지는 추첨에서 탈락했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만 5만 7000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100명 안에 들려면 569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박 할아버지는 자신의 이름이 명단에 없는 것을 확인하고 "저는 이제 끝났어요"라며 한숨 섞인 눈물을 보였다.

90살의 이용여 할머니도 65년 전 북에 두고 온 세살배기 딸을 보는 게 소원이지만 추첨에서 탈락했다. 이 할머니는 "이번이 아니면 끝"이라며 "언제 또 신청해. 이번에 무슨 일이 있어도 찾아야 돼"라고 말했다.

적십자사는 예비 후보 500명의 가족 신원확인서를 북측에 보낸 뒤 살아있다는 회신이 오는 경우 100명을 최종 선정해 금강산 상봉 현장으로 보낼 예정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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