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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5개월 만에 새 아파트 점령한 벌레떼의 정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혹파리 출몰 원인으로 지목된 파티클 보드(나무 조각이나 톱밥에 접착제를 섞어 고온 고압으로 압착시켜 만든 가공재, 왼쪽)와 집안에서 발견된 흑파리(오른쪽)[제보자들 화면 캡처]

혹파리 출몰 원인으로 지목된 파티클 보드(나무 조각이나 톱밥에 접착제를 섞어 고온 고압으로 압착시켜 만든 가공재, 왼쪽)와 집안에서 발견된 흑파리(오른쪽)[제보자들 화면 캡처]

경기도의 한 새 아파트에서 정체불명의 벌레떼가 들끓는 일이 일어났다.

25일 방송된 KBS 2TV 시사 프로그램 '제보자들'은 벌레떼가 출몰한다는 아파트를 찾았다.

지난 1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했다는 아파트 주민들은 입주 후부터 집안에 벌레떼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벌레들이 싱크대, 식탁, 붙박이장 안쪽에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주민들은 벌레떼 때문에 아이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는 등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시공사에서 방역을 시행했지만 벌레는 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제작진이 현장을 찾았을 때는 벌레떼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피해가 커진 상태였다.

벌레 전문가의 조사 결과 이 벌레는 '혹파리'로 확인됐다. 전문가는 혹파리가 생기는 원인으로 아파트 시공 때 오염된 목재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가공 목재 원료가 오염됐거나, 제조 후 재고 관리 과정에서 목재에 오염이 일어났을 수 있다고 목재 전문가는 밝혔다.

목재 전문가는 방송에서 파티클 보드(나무 조각이나 톱밥에 접착제를 섞어 고온 고압으로 압착시켜 만든 가공재)라는 목재가 오염되면 혹파리 알이 부화하고 유충이 탈각하는 현상이 반복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파티클 보드로 생산된 아파트 붙박이장이나 오래된 가구 등에서도 혹파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논란이 커지자 해당 아파트를 지은 회사 측은 "설비를 교체해 줄 테니 일을 키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공문을 보냈다가 문제가 공론화되자 설비 교체를 철회했다는 주장도 제기된 상태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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