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다녀온 박철언 특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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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우리나라와 헝가리의 대표부설치에 처음부터 깊숙이 간여,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박철언 대통령정책보좌관은 13일 그 동안의 비화 일부를 공개했다.
다음은 박보좌관과의 인터뷰 내용.
-처음으로 동구권의 문을 열어 한국과 헝가리와의 외교관계를 수립케했는데 비사는 없는가.
『외교교섭과정은 관례상 서로의 비밀을 지키는 것이 국가간 예의다. 그러나 이번에 내가 막후교섭을 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와 사회주의국가, 즉 동구 및 중국·소련과 서로 너무 높은 장벽을 쌓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한·헝가리 외교관계수립은 사회주의국가와의 관계개선을 통해 남북문제의 획기적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노태우대통령의 생각에 따른 것이다.
이번 관계수립이 계기가 돼 모든 사회주의 국가와의 관계개선도 박차를 가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동구뿐 아니라 남북한간의 관계에 대한 생각은.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와 한민족인 북한과의 문제해결에도 서광이 비칠 것이라는 희망적 기대를 하고 있다.』
-「그로스」헝가리당 제1서기겸 수상과의 회담내용은.
『나는 대통령의 전권위임장을 가진 전권특사로 가서「그로스」수상과 회담했다. 물론 주제는 한·헝가리간 상주대표부 설치문제였다.』
-한국인으로서 처음으로 동구의 벽을 허문데 대한 소감은.
『다시 말하지만 우리와 사회주의국가간의 벽은 대단한 것이었다. 우리가 자주적이고 끈질긴 노력을 통해 진정한 서로의 공동인식을 갖게돼 그 벽을 허무는데서 오는 우리민족의 역량에 대한 어떤 자족감같은것을 느꼈다.
그것은 이런 역량이 있게 한 이 나라 국민들의 땀과 노력의 결실이며 새공화국의 북방정책의지가 만들어낸 하나의 작품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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