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보' 손흥민(토트넘)은 종료 휫슬이 울린 뒤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차기 주장'답게 동료들을 위로해줬다. 방송인터뷰 중에야 참았던 눈물이 터졌다.
한국축구대표팀 공격수 손흥민은 24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멕시코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에 고군분투했지만 1-2 패배를 막지 못했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그림같은 중거리슛 만회골을 뽑아냈지만 혼자 힘으론 역부족이었다.
손흥민의 별명은 '울보'다. 그동안 중요한 경기에 패히면 눈물을 펑펑 쏟았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알제리와 2차전에서 2-4 참패를 당한 뒤 손흥민의 눈물을 흘렸다. 벨기에와 3차전에서 0-1로 패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뒤에는 더 많은 눈물을 흘렸다.
2016년 리우 올림픽 8강에서 온두라스에서 0-1로 패한 뒤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얼굴을 파묻고 눈물을 쏟았다.
스웨덴과 1차전에서 0-1로 패한 한국은 2연패를 기록, 사실상 조별리그 통과가 어려워졌다. 하지만 종료 휘슬이 울린뒤 손흥민은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쓰러진 팀원들을 안아줬다. 차기 주장답게 쓰러진 선수들을 다독였다. 방송 인터뷰 중에야 감정이 북받친듯 끝내 눈물을 보였다.
손흥민은 지난 18일 스웨덴과 1차전에서 왼쪽 날개로 출전했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팀 전체의 라인이 내려서면서 사실상 윙백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
에이스의 중압감은 엄청났다. 한국축구 에이스였던 박지성 SBS 해설위원도 손흥민을 보고 "안쓰럽다"고 했다. 손흥민은 멕시코전에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악전고투했다.
손흥민은 멕시코전 전반 22분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볼을 받아 수비수를 제치고 회심의 왼발슛을 때렸지만 수비에 막혔다. 재차 연결한 슛도 불발에 그쳤다.
손흥민은 1분 뒤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코너킥을 올렸다. 이 공을 한국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이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멕시코 골키퍼 오초아가 가까스로 쳐냈다. 하지만 한국은 전반 24분 장현수의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 실점을 했다.
손흥민은 전반 40분 역습 상황에서 골키퍼와 마주하는 상황을 찬스를 맞았다. 슈팅을 때릴 수 있는 각이 좁아 무산됐다.
한국은 후반 21분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웨스트햄)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손흥민은 최전방에서 어떻게든 골을 넣으려했다. 돌파도 해보고, 중거리슛도 때려봤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아크 부근에서 왼발 중거리슛으로 골망 왼쪽을 흔들었다. 그림같은 골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손흥민 혼자 할 수 있는건 없었다. 종료 휘슬이 흘린 뒤 손흥민은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손흥민은 방송 인터뷰 중 끝내 눈물을 보였다.
손흥민은 감정에 북받치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한뒤 "너무나 죄송스럽다. 하지만 선수들은 정말..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일단 너무나도 많은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로스토프나도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