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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맞아 축제분위기 고저|AIDS "무방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올림픽을 맞아 외국선수와 관광객들이 속속 입국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AIDS(후천성면역결핍증) 공포가 되살아나고 있다. 이에 따라 민간운동단체들은 최근「AIDS추방을 위한 범시민 대토론회」를 열어 정부당국이 AIDS예방에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하는 한편 외국인들의 입국 러시에 따른 AIDS감염 가능성을 심각히 우려하고 나섰다.
특히 여성의 전화 측은 최근의 세미나에서『특수업태 종사자 등 약1백만 명의 여성이 매춘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주장, 2차 감염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주고 있다.
이 같은 국민들의 우려는 특히 입국 외국인에 대한 AIDS항체검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따른 것.
보사부 방역과 관계자는 지난 4월부터 지금까지 입국자중 8백여 명이 서울 검역소에서 AIDS검사를 받았으나 이들은 모두 해외교포 등 한국인이며 외국인은 단 한 명도 없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영어·프랑스어·일본어 등 8개 국어로 된 AIDS예방안내 팜플렛을 입국 자들에게 배부하고 검사를 무료로 해주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으나 외국인들은 검사자체를 불쾌하게 받아들여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
때문에 AIDS의 국내확산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 스스로 감염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최선이자 유일한 예방책이라는 지적이다.
AIDS의 감염경로는 성적 접촉, 감염 혈액의 수혈과 감염된 주사바늘의 재사용, 감염된 산모에게서 태어난 신생아 등 네 가지 정도에 국한돼있다.
이중 사회 문화적인 차원에서 비교적 심각하게 우려되고 있는 것은 역시 성적 접촉에 의한 바이러스(HIV)의 침투.
의학관계자들은 축제분위기에 일부의 무분별한 성 개방 풍조가 휩쓸릴 경우 예상을 뛰어넘는 재앙을 부를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보사부 등 관계당국이 올림픽기간 중 외국인들과 접촉이 잦을 위험 군에 대한 교육·홍보를 한층 강화해야 할 것으로 강조되고 있다.
AIDS는 기본적으로 개인이 위험을 자초한다는 인식을 갖고 불결한 성행위를 갖지 않는 게 좋으며 특히 특수업태 종사자 등도 부득이 성행위를 가질 때는 상대방이 콘돔을 사용토록 주의를 환기해야 한다는 것.
지금까지 우리 나라의 AIDS감염자(항체 양성자 및 환자) 발생은 총28명이며 이중 4명이 병세악화·교통사고로 숨져 9월 현재 항체양성자 23명, 환자 1명 등 모두 24명이 AIDS에 감염돼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근 역학주보에 따르면 지난 7월말 현재 전체 환자 수는 10만8천1백76명으로 대륙별로는▲아메리카가 7만8천9백8명으로 가장 많고▲아프리카(1만4천7백86명)▲유럽(1만3천2백14명)▲오세아니아(1천4명)▲아시아(2백64명)의 순이다.
세계 1백39개국에서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중▲미국이 6만9천85명으로 전체의 63·9%를 차지하고 있고▲우간다 4천6명▲프랑스 3천6백28명▲브라질 2천9백56명▲서독 2천2백10명▲케냐 2천97명 등이다..
1천∼2천명 대에 속하는 국가는 이탈리아·캐나다·탄자니아·영국·스페인·부룬디·아이티·멕시코·콩고 등 9개국이며 르완다·호주·잠비아·말라가시·네덜란드·도미니카공화국·스위스·중앙아프리카공화국·벨기에·자이레·덴마크·토바고 등도 2백27∼9백87명의 환자발생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80명으로 가장 많다. <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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