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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돔구장 백지화? 수장 바뀐 부산 들썩들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오거돈. [뉴시스]

오거돈.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오거돈(69·사진) 부산시장 당선인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공약했다. 당선 직후 소감을 말하고 지난 15일 시장직 인수위원회 운영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를 재차 강조했다. 오 당선인 공약대로 가덕 신공항 건설이 구체화할 경우 기본계획 용역(오는 8월 완료) 같은 행정절차가 진행 중인 김해 신공항의 규모축소나 사업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오거돈 당선인 “김해 신공항 대신 #가덕도에 공항 2028년까지 건설” #중앙버스차로·담수화 통수 재검토 #서부산 개발사업 등도 조정 불가피

이처럼 오 후보 당선으로 현 서병수 시장이 추진해온 부산의 대규모 사업과 정책들이 폐기되거나 조정되는 등 큰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오 당선인의 가덕 신공항 건설계획은 이렇다. 2022년 6조원으로 공사에 들어가 가덕도 해상 330만㎡에 2028년까지 중·장거리 노선용 활주로 1개(길이 3.5㎞)를 갖춘 공항을 건설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때 공약한 ‘24시간 안전한 관문공항’을 건설하겠다는 의미다. 대신 2026년 말 완공예정인 김해 신공항은 2단계 국제여객 터미널과 주차장 확충 등은 계획대로 추진하되 활주로 1개 신설(길이 3.2㎞)은 중단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는 부산시민이 요구해온 ‘24시간 운영 및 안전한 관문공항’, 소음 해결을 요구하며 김해 신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김해시민의 요구와 맞아떨어진다는 게 오 당선인 측 설명이다. 김해 신공항 건설로는 안전·소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오 당선인 측은 2019년 상반기까지 가덕 신공항 건설이 가능한지 검토를 끝내고 4대강 사업 때처럼 예비타당성 조사를 생략하고 2019년 하반기 기본계획 수립에 이은 설계에 들어가 2028년 완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시는 가덕 신공항 건설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임경모 부산시 신공항지원본부장은 “2016년 6월 정부의 김해 신공항 입지 결정 때와 달리 대구의 별도 공항건설 등으로 여건이 변했다”며 “여론 확인과 시·도간 협의, 국토부 조율을 거쳐 가덕 신공항 건설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시민이 2년 기다려 더 좋은 공항을 실제 가질 수 있느냐 하는 문제를 앞으로 6개월~1년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시는 이런 입장을 시장직 인수위에 보고했다.

가덕 신공항이 추진되면 김해공항과 부산 도심으로 이어지는 도로·철도망의 신설과 연장 등 교통·도시계획의 전면조정이 필요하다. 또 김해공항의 2단계 국제여객터미널 확충 등이 지연될 수 있다. 2단계 국제여객터미널은 2022년 완공 계획이지만 이미 2016년 12월부터 용역이 중단돼 있다.

오 당선인은 가덕 신공항과 함께 서부산 개발사업이 진행 중인 강서구 죽동 일대에 국제 자유 물류전용도시(340만평) 조성을 공약했다. 이 때문에 서부산 개발사업의 하나로 현재 사업 타당성이 검토 중인 강서구 대저동 연구개발특구(172만평), 강동동 서부산권 복합산업유통단지(70만평) 조성사업 등의 면적 조정이나 행정절차 연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 당선인이 부정적 견해를 밝힌 중앙버스전용차로(BRT) 추가건설, 돔 야구장 건설, 기장 해수 담수화 시설 통수 문제 등도 재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민 부산참여연대 공동대표는 “급격한 정책변화는 시민에게 혼란을 주고 지역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며 “사안에 따라 부산은 물론 동남권 전체의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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