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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경찰청장에 민갑룡 차장 내정…"수사권조정·경찰개혁 메시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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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갑룡 경찰청 차장이 지난 5월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드루킹 사건 수사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갑룡 경찰청 차장이 지난 5월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드루킹 사건 수사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신임 경찰청장에 민갑룡(53) 경찰청 차장을 내정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민 차장은 현 정부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경찰개혁 업무를 관장해왔다. 경찰개혁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성공적으로 이끌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이번 인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이뤄진 경찰청장 인사다. 이달 말 정년퇴임하는 이철성(60) 현 청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됐다.

전남 영암 출신인 민갑룡 후보자는 1988년 경찰대 4기로 임관했다. 경찰 내에서는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꼽힌다. 민 차장은 2007~2011년 수사구조개혁팀장, 기획조정담당관 등을 맡으며 수사권 조정 논의에 활발하게 참여했다. 당시 서울대 교수였던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수사권 조정 논의에 끌어들인 것도 민 후보자라는 게 경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번 인선을 두고 수사권 조정에 속도를 내겠다는 청와대의 메시지가 담겼다는 평이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민 후보자는 수사권 조정에 있어 전략가로서 경찰 내 상징성이 큰 인물이다. 경찰개혁과 수사권조정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가 분명히 읽히는 인사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민 후보자와 함께 레이스를 벌이던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이 드루킹 댓글 사건에 초기 대응을 잘못한 것도 영향이 있었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민 후보자는 내정 직후 경찰위원회 동의 과정을 밟았으며,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정식 임명될 예정이다. 민 후보자는 이날 경찰위원회가 열린 뒤 기자들을 만나 “경찰이 곧 시민이고 시민이 곧 경찰이라는 본연의 정신에 기초해 정의로운 사회 만드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 등 현안에 대해서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민 후보자가 임명되면 1년 6개월 만에 두 계급 이상 진급한 고속 승진자가 된다. 민 후보자는 지난 2016년 12월 치안감(서울경찰청장)으로 승진한 뒤 1년 만인 지난해 12월 치안정감(경찰청 차장)이 됐다. 이후 약 6개월 만인 15일 경찰청장으로 지명됐다. 한편, 청와대는 신임 해양경찰청장으로 조현배(58) 부산경찰청장을 내정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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