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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의 진화 … TV의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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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TV 보도 프로그램을 감시하고 논평하는 블로그 ‘TV 뉴서’(上). 대학생이 운영하는 이 블로그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아래 왼쪽과 오른쪽은 칼럼니스트 블로그에 댓글을 달 수 있게 한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 타임스의 인터넷 사이트.

신(新).구(舊) 미디어 간 한판 전쟁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인터넷 등 뉴미디어의 발전으로 전통 매체인 신문과 지상파 방송은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다. 신문 독자와 TV 시청자 수는 줄어들고 광고 수입도 감소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신문과 방송사들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세계적인 시사잡지 뉴스위크지는 이번 주 호에서 국내외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한 특집을 마련했다.

◆미국 신문과 TV의 현주소=야후와 MSN, AOL, 구글은 신문과 방송이 누렸던 최강의 지위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미국 일간지의 발행부수는 1985년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85년 6377만부에서 2004년 5463만부로 감소했다. 광고 수입도 상당 부분 인터넷에 빼앗겼다.

지상파 방송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70년 미국 지상파 3사인 ABC. NBC.CBS의 저녁 메인 뉴스의 시청률은 35.2%였으나 지금은 19%로 떨어졌다. 다만 방송 뉴스 전체에 등을 돌렸다기보다 CNN 등 뉴스 전문 채널로 옮겨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미국 방송사의 더 큰 고민은 광고 수입의 감소에 있다. 코카콜라 등 대형 광고주들이 인터넷을 통해 직접 광고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방송 광고 지출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블로거의 힘과 풀뿌리 저널리즘=블로그 전문 검색사이트 '테크노라티'에 따르면 전 세계 블로그 수는 약 2900만 개. 하루 7만 개의 블로그가 생성되고, 70만 개의 댓글이 달릴 정도다. 블로그의 힘은 CBS의 간판 앵커 댄 래더와 CNN 뉴스 부문 최고 책임자인 이슨 조던을 사임시키기도 했다. CBS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병역 의혹을 보도할 때 증거로 제시된 메모가 날조라는 사실을 블로그들이 밝혀냈기 때문이다. 조던은 세계경제 포럼에서 실언을 해 블로거들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

물론 넓은 지역과 장르를 취재 보도하는 신문에 블로그가 당장의 경쟁 상대는 아니다. 하지만 블로그의 힘은 점점 커지고 있는 게 확실하다. 블로그의 진화 역시 활발하다. 한 예로 지역 밀착 뉴스를 다루는 블로그가 많이 생성되고 있다. 미국 뉴욕 타임스 전직 칼럼니스트인 데비 갤런트는 뉴저지 북동부 지역 블로그를 만들어 고유의 지역 뉴스를 전달한다. MSNBC의 초대 편집장을 지낸 메릴 브라운은 블로그의 기반인 '시민 저널리즘'을 지원하는 컨설턴트 역할을 자청하고 나섰다. 미국 전역에 수많은 블로그가 생성돼 새로운 시민 참여 저널리즘을 만들어 가고 있다.

◆전통매체 신문의 대응은=뉴욕 타임스의 디지털 담당 마틴 니센홀츠 부사장은 "인터넷의 발전과 경영환경 변화로 신문사 보유 자원을 재분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실제 뉴욕 타임스의 발걸음은 빠르다. 자사 웹 사이트를 유료화해 33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인기 정보 검색사이트인 '어바웃닷컴'을 인수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도 99년부터 인터넷을 유료화했다. 회원 수는 70만 명을 넘은 상태다. 또한 WSJ은 아시아와 유럽판을 대판(현 중앙일보 크기)에서 콤팩트판(타블로이드)으로 바꿨다. 미국 본지 판형도 곧 바꿀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런가 하면 워싱턴 포스트는 동영상 제작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또 칼럼니스트의 블로그에 누구가 댓글을 달 수 있도록 개방했다. 미국 신문들은 뉴스의 심층화와 멀티미디어화를 통해 위기를 뚫고 있는 것이다.

◆변신하는 TV 저널리즘=미국 CBS는 저녁 메인뉴스에 여성 단독 앵커(케이티 쿠릭)을 내세우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떨어지는 시청률을 잡기 위해 갖가지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셈이다. 뉴스의 창구 다각화에도 적극적이다. ABC와 NBC는 월 9.99달러(약 9500원)의 유료 모바일 방송을 서비스하고 있다. 현재 가입자가 50만 명을 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에서 벌어지는 한 판 미디어 전쟁,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김택환 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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