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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이 부른다"…발걸음 재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목포에서 5일째 밤을 밝힌 성화는 1일 오전 11시10분 목포역 앞을 출발, 나주평야를 가르며 광주를 향해 북상 봉송 길에 올랐다.
이에 앞서 31일 오후 8시 목포역광장의 성화안치 식에는 5만 시민들이 나와 축포를 터뜨리며 열렬히 맞이했다.
○…성화가 1일 오후 3시 나주 벌을 가르며 전남의 명산물인 나주 배 밭 단지를 지나는 동안 연변 곳곳에서 주민들이 먹음직스런 배를 갖고 나와 봉송을 끝낸 주자들과 관계자들에게 나눠줘 눈길.
전옥현 나주군수는『아직 본격적인 출하기가 아니지만 가장 잘익은 것을 따 선사한 것』 이라며『운동 후 갈증에는 시원한 나주배가 최고』라고 자랑.
○…성화가 호남 땅에서 두 번째 밤을 지새우기 위해 목포역 광장에서 안치식을 갖던 중 목포여상 관악대가「목포의 눈물」을 연주하자 광장에 모인 5만 시민들이 일제히 합창, 유달산을 메아리 져 환영무드가 절정.
목포시내 2호 광장에서 성화를 환영 나온 김재석씨(46·사업)는『우리 목포시민들은 오래 전부터 즐겁고 감격스런 일들을 맞이할 때 이 노래를 즐겨 불러와 이제「목포의 눈물」이 목포시민들의 주제가(?)가 됐다』며『올림픽 성화를 맞으니 자신도 모르게 노래가 터져 나왔다』고 말했다.

<과잉무장호위 "눈살">
○…여수에서 순천·목포를 거치는 동안 성화 앞뒤에는 경찰의 기동버스 2대와 총기 등을 실은 미니버스가 호위, 환송 나온 주민들이『시위대가 지나는 것 같기도 하다』고 한마디.
경찰은 성화봉송구간에서 일부 운동권들이 박카스 화염병과 오물비닐봉지를 투척할 것이라는 정보에 따라 유난히 전남지역 구간에 들어서면서부터 성화경호를 강화한 것.
그러나 연변의 많은 환영인파들은『공산분자나 정신병자가 아니고서는 이 감격스럽고 성스러운 성화봉송에 대해 어떤 #가 그런 짓을 하겠느냐』며 경찰이 너무 과민한 것 같다고 불만.

<호수배경 풍경화 연출>
○…성화가 전남 영암에서 목포로 진입하기 위해 영산강 하구 둑 위를 지나는 동안 영산 호수에서는 다양한 성화 맞이 행사가 벌어져 넓은 호수를 배경으로 한 폭의 풍경화를 연출.
특히 등에 올림픽상징 기를 꽂은 한 수상스키어는 쾌속정에 매달려 둑을 향해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질주, 성화를 환영하던 1만여 시민들의 박수갈채를 받기도.
○…목포시내 곳곳에 걸린 청사초롱이 브라질 교민들이 보내준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87년 제68회 전국체전 때 사용했던 낡은 것으로 밝혀져 시민들의 참여 높은 환영과는 대조적.
시청관계자들은『재활용의기회』라며 자찬(?)했으나 시민들은「전국대회경축」이라고 등 주위에 붙어있던 스티커를 바꾸어 붙여야 진정한 재활용』이라고 지적,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목포시민들은 성화숙박을 기념, 대형아치 등 각종 경축시설물을 자비로 세우고 불꽃놀이용 축포까지 제공, 시민의식을 과시.
특히 목포적십자봉사대와 새마을부녀회는 봉송주자와 시민들을 위해 18개 봉송구간에 보리차 공급 대를 마련, 목포의 숨은 인심을 자랑.
○…목포역 앞 광장에 마련된 성화안치소주변에는 정-사복 경찰관과 시청직원 등 4백 명이 배치돼 지나친 과잉경비가 아니냐는 지적도.
목포시는 성화로 주변에 4백 명을 배치하고 성화로 바로 옆에 한복을 입은 시청여직원 60명으로 인간방호벽(?)을 구축한 것도 모자라 성화 로를 중심으로 높이 1·2m, 총 연장 48m의 합판방호벽까지 쌓은 것.
이 같은 방호벽으로 성화로 주변에 접근이 불가능해지자 시민들은『성화를 지키는 것도 좋지만 모처럼의 축제분위기를 망친다』며 볼멘 표정.

<백제의상 가장행렬>
○…백제의 문화를 일본에 전수한 왕인 박사 탄생지인 영암군 군서면 구림리 구림고교 (교장·정인환) 남녀학생 50여명은 31일 오후 5시30분부터 20분 동안 성화가 통과하는 군서면 죽형리∼구림리 왕인 박사 유적지 앞까지 1·5km거리에서 옛 백제인들의 고유의상을 입고 나와 왕인 박사 도일모습을 재현하는 가장행렬을 벌여 이날 순천∼목포간 봉송로 각종 행사 중 가장 눈길을 끌었다.

<환영 군중 속 원정절도>
○…올림픽성화가 도착하던 31일 오후 목포 시내에선 성화봉송 장면을 구경하는 시민들의 호주머니를 노린 2건의 원정 절도사건이 발생.
이날 오후 7시30분쯤 목포역 광장에선 대전에서 온 이순길씨(40·대전시 효동165)가 성화를 구경하러 나온 박종걸씨(52·목포시 양동3)의 뒤 호주머니에서 현금 1만원을 슬쩍하다 경비경찰에 검거.
○…목포시 제7구간인 한전입구∼카톨릭회관엔 일본NHKlTV 아나운서「고즈나미」양(25)이 봉송주자로 나와 이채.
특별주자인「고즈나미」양은 성화를 봉송한 후 목포시의 안내로 예향 목포관광을 나서기도.
「고즈나미」양은 운림산 방3대의 남농 허율 옹의 정기가 어린 유달산 밑 백년노송 아래 세워진 남농유물관, 국내최초의 유달산 야외조각공원과 난 공원·향토 문화관·삼학도 등을 둘러보고『일본에서 들은 예향 목포의 진수를 볼 수 있어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특별 취재반>사회부=김국후 차장 임광희 차장 오병상 기자 사진부=조용철 기자 주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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