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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1대 빌려주고 중국이 얻은 3가지 ‘쌍중단, 관계회복, 제재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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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7월 베를린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7월 베를린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북미정상회담의 승자는 중국, 한국과 일본은 얻은게 없다”

지난 12일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 블룸버그 통신의 평가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라이벌인 중국이 1점은 넣은데 비해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은 점수를 기록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가장 큰 수확을 얻은 국가로는 중국이 꼽힌다. 왕이 외교부장은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새로운 역사를 썼다”며 “중국은 북미정상회담을 환영하고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10일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도착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 [싱가포르 소통홍보부 제공=연합뉴스]

지난 10일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도착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 [싱가포르 소통홍보부 제공=연합뉴스]

환영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중국은 이번 회담에 앞서 김정은 위원장을 두 번이나 초청해 북·중 정상회담을 가졌고,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는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로 오고갈 때 중국국제항공 ‘에어 차이나’ 소속 보잉 747 비행기도 빌려줬다.

이렇게 노력을 기울인 결과 중국이 얻은 결실은 크게 세가지다.

① 쌍중단의 실현 

올해 4월 열린 한미연합훈련 당시 경기도 평택시 오산공군기지에서 임무수행을 마친 대한민국 공군 C-130 수송기가 착륙하고 있다. [뉴스1]

올해 4월 열린 한미연합훈련 당시 경기도 평택시 오산공군기지에서 임무수행을 마친 대한민국 공군 C-130 수송기가 착륙하고 있다. [뉴스1]

북미 정상회담으로 ‘쌍중단’의 실현가능성이 열렸다. 쌍중단은 한미군사합동훈련과 북한의 핵개발을 동시에 중단하는 것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북핵문제의 해법으로 꾸준히 제시해왔다. 북미정상회담 합의문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미군 철수는 아니지만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는 “워게임(한미합동군사훈련)은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말도 남겼다. 이는 쌍중단이 실현됨을 뜻한다.

② 북-중 관계의 완전한 회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8일 중국 다롄 동쪽 외곽 해변에 있는 방추이다오 영빈관에서 만나 산책하면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8일 중국 다롄 동쪽 외곽 해변에 있는 방추이다오 영빈관에서 만나 산책하면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관계도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완전히 복원됐다. 두 사람은 비슷한 시기에 집권했다. 그러나 집권 이후 김 위원장이 중국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을 정도로 북중관계는 냉각됐었다. 지난 2013년, 북한이 친중파의 거두인 장성택 라인을 숙청하면서 북중 관계는 한국전쟁 이후 최고의 냉각기를 맞기도했다. 특히 지난해 중국이 유엔의 대북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자 양국 관계는 완전히 뒤틀렸었다. 하지만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북중 정상회담을 갖고, 중국이 비행기까지 빌려주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회복됐다.

③ 대북 경제제재 완화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앙포토]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앙포토]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해온 중국은 이번 기회에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는 제재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라며 “대북 경제 제재 완화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겅 대변인은 “중국도 한국전쟁 휴전협정 체결 국가이자 한반도 문제의 주요 당사국으로서 현재의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과정에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며 앞으로 한반도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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