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의 교훈' 교과서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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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옛 소련(현재는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핵 발전소 방사선 누출 참사 20주년을 앞두고 러시아 환경 전문가들이 이 사고를 주제로 한 교과서를 펴냈다.

그린피스 러시아.벨로나 환경재단.에코 디펜스 등 환경단체 소속 활동가들이 1986년 4월 26일 일어난 체르노빌 핵 발전소 폭발 사고와 방사능 다량 유출을 비롯한 여파를 자세히 다룬 '체르노빌의 교훈들'을 펴냈다고 상트 페테르부르크 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저자의 한 명인 안드레이 오자로프스키는 최근 열린 출판 기념회에서 "현재 러시아 고교 과정에서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간단히, 형식적으로만 다루고 있다"며 이번 교과서 발간의 의미를 설명했다.

출판사 측은 "책은 러시아 각지의 학교에 배포돼 생물.물리.사회.개인 안전 관련 수업의 교재로 활용될 예정"이라며 "벌써 200부가 넘는 주문이 들어오는 등 교사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지은이들은 여러 명의 생존자를 인터뷰하고 방대한 자료를 참조해 방사능 물질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으며 사고 당시 대처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앞으로 비슷한 사고가 일어났을 경우에 활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처 방법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원자력 산업 전반을 소개하며 수력.풍력과 같은 재생 가능한 에너지와 원자력의 장단점을 비교 분석했다. 사고 피해자와 가족들의 고통도 자세히 소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책이 한쪽으로 치우쳐 편견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원자력청 관계자는 "책은 노골적인 원자력 반대 선전물에 불과하다"며 "원자력이 거의 유일한 에너지 대안인 상황에서 이 책은 일반인들에게 두려움만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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