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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빛"에 한라산이 첫 출영|성화맞은 제주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세계를 환히 비쳐줄 올림픽 성화가 도착하는 27일 제주 공항에는 10mm 정도의 보슬비가 부슬부슬 내렸으나 모든 환영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
성화맞이 행사를 준비해온 제주 올림픽 상황실은 비가 많이 올 경우 행사장을 체육관으로 옮길 것을 검토했으나 비가 적게오자 예정대로 행사를 무사히 치렀다.
상황실 관계자들은 『26일까지만 해도 최소 30∼40mm 이상의 비가 예상돼 실내 행사로 바꿀 것을 대비했으나 하늘이 서울 올림픽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기뻐하기도.
제주 국제 공항은 성화 도착 3시간 전인 오전 8시부터 공항 경비대와 제주 경찰서에서 나온 정사복 경찰 1천여명이 삼엄한 경비를 펴는 가운데 행사 참석 학생과 시민 3천여명이 차례로 입장, 식장 좌우에 질서 정연하게 도열.
이날 식장에는 호돌이 모양의 대형 애드벌룬 위에 태극기와 「WELCOME TO CHEJU」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내 걸렸고 1백61개 참가국의 국기가 걸린 연단 정면 좌·우에 버티고선 2·5m높이의 돌하루방도 부릅뜬 눈으로 성화의 도착을 지켜보았다.
이날 제주 공항의 성화 도착 경축 행사는 오전 10시30분쯤 신 제주 광장에서 출발한 성화맞이 행진대 3백여명이 호돌이를 앞세우고 취타 고적대의 연주에 맞춰 오륜기와 태극기·올림픽 참가 국기 등을 흔들며 제주 공항에 들어오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
공항 행사장 입구에는 폭발물의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자동 검색기 2개가 설치됐고 탐침봉을 든 요원들은 출입자들의 몸수색을 마친 뒤에야 행사장에 입장시키는 등 철저한 검문 검색이 실시됐다.
또 경찰은 올림픽 위원회가 내려보낸 출입자 명단을 행사장 입구에서 일일이 대조한 뒤 비표를 발급했는데 이 때문에 행사장 입구에서는 구경을 하러 들어가려는 시민과 이를 막는 경찰 사이에 사소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비표를 받지 못해 행사를 구경하지 못하게 된 한 시민은 『경비도 좋지만 전세계인의 축제라는 행사를 제주 도민조차 보지 못하게 해서야 무슨 축제라 할 수 있겠느냐』며 경찰의 과잉 출입 통제를 비난.
성화가 도착하는 공항 경축식장에는 내외신 기자 1백50여명이 몰려 열띤 취재 경쟁.
또 외신 기자들에게는 제주도 성화 봉송 코스 등을 소개하는 홍보 책자 등도 제대로 배부되지 않아 일본 NHK 방송원 등 대부분 외신 기자들이 취재에 애를 먹기도 했다.
제주의 성화 봉송 구간에는 2명의 외국 언론인이 특별 주자로 뛰어 이채.
27일 낮 12시12분부터 제주시 삼도동 영주 미용 학원∼광양 로터리 사이 9백m, 제5구간에 로이터 통신 기자 「폴·스머드웨이트」씨 (43·미국인)가 주자로 뛰었고 이날 오후 7시41분부터 신 제주 제주 여행사∼신 제주 주유소 사이 1km, 제40구간에 런던 타임스 기자「개빈·벨」씨 (41·영국인) 가 봉송.
제주도의 특색 성화 봉송 가운데 28일 오전에 열릴 조랑말 봉송 주자인 강춘기씨 (36·제주시 용담 2동 456)는 『말을 타고 번화가를 봉송해야하기 때문에 말과 호흡을 같이해야 하는 어려움이 많다』면서 『제주를 떠나 보내는 마지막 주자로서 정성을 다해 봉송하겠다』 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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