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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윌슨이 꼽는 최고 선수 "소사, 어메이징"

중앙일보

입력

"소사, 어메이징!"

윌슨이 리그 데뷔 첫 완봉승을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뉴스1]

윌슨이 리그 데뷔 첫 완봉승을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뉴스1]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새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29·미국)은 "소사"라는 단어가 나오자마자 바로 "소사, 어메이징(amazing·놀라운)"이라고 외쳤다. LG의 또 다른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33·도미니카공화국)를 말한 것이다. 윌슨은 "소사가 한국 야구에 대해 많이 알려준 덕분에 완봉도 할 수 있었다. 많은 이닝을 던지면서 어떻게 몸 관리를 해야 하는지 잘 알려줬다"고 말했다.

윌슨은 지난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홈 경기에서 생애 첫 완봉승을 거뒀다. 9이닝 동안 공 101개를 던져 안타는 3개만 내주고 삼진은 10개를 잡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올해 완봉승 기록은 딱 2명만 가지고 있는데, 바로 소사와 윌슨이다. 소사는 지난달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 홈 경기에서 완봉승을 거뒀다.

윌슨은 "소사가 완봉승을 거둔 날, 다른 누구보다 기뻤다. 그런데 내가 이렇게 완봉승을 했다. 야구 인생 통틀어 처음 해보는 완봉승이다. 소사와 같은 위치에 있게 된 것 같아서 뿌듯하다"며 좋아했다. 윌슨이 '소사바라기(소사+해바라기)'가 된 건, 소사가 윌슨을 친동생처럼 잘 챙겨줬기 때문이다. 윌슨은 "소사가 7년 동안 한국에 있으면서 겪은 것들에 대해 세심하게 잘 알려준다. 아직 한국 생활 초보인 나에겐 큰 도움"이라고 했다.

윌슨(왼쪽)이 소사와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 LG 트윈스]

윌슨(왼쪽)이 소사와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 LG 트윈스]

소사는 KBO리그 7년차 외국인 투수다. 지난 2012년 KIA 타이거즈의 유니폼을 입고 한국 야구에 데뷔했다. 이후 2014년 넥센 히어로즈로 옮겼다가 2015년부터 4년째 LG에서 뛰고 있다. 소사는 8년차인 KT 위즈 더스틴 니퍼트(37)와 함께 대표적인 장수 외인으로 꼽힌다. 소사는 한국에서 오래 생활하면서 많은 타자들을 접하고 열심히 연구했다. 그 노하우를 스스로만 간직하지 않고, 윌슨에게 아낌없이 주면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소사는 13경기에 나와 6승3패, 평균자책점 1.94를 기록하고 있다. KBO리그 선발투수 중 유일하게 평균자책점 1점대를 유지하고 있다. 탈삼진은 90개로 리그 3위다. 윌슨은 12경기에 나와 4승3패,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하고 있다. LG의 외인 원투펀치가 잘 해주면서 임찬규(8승), 차우찬(6승) 등도 순항하고 있다. 1~4선발까지 제대로 구축한 LG는 선발 평균자책점이 3.91로 리그 1위다.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기록)도 35회로 1위다.

윌슨이 완봉승을 한 후 주먹을 쥐어 보이며 환호하고 있다. 잠실=양광삼 기자

윌슨이 완봉승을 한 후 주먹을 쥐어 보이며 환호하고 있다. 잠실=양광삼 기자

소사의 긍정 마인드도 윌슨에게 영향을 미쳤다. 소사는 올 시즌 초반부터 호투했지만,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승수를 기대보다 많이 쌓지 못했다. 윌슨도 마찬가지였다. 잘 던지고도 승리를 따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렇지만 소사처럼 쿨(?)하게 넘겼다. 윌슨은 "시즌 초반에는 승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계속 마운드에 오르면서 내 투구에 리듬이 생겨서 요즘에는 기복없이 일정하게 던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윌슨은 KBO리그에 데뷔하기 전부터 야구 팬들 사이에서 잘생긴 외모로 화제였다. 야구선수지만 공부도 소홀하지 않았다. 버지니아 대학교에서 장학금을 받으면서 의학을 공부했다. 은퇴 후에는 정형외과 의사에 도전할 예정이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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