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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가 낸 文대통령···'남·북·미 3자회담' 연락 기다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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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7일 하루 연가를 내고 지방 모처에 머무르다가 이날 오후 귀경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한 뒤 청와대로 복귀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전 인근 계룡대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휴가지로 이용한 군 휴양 시설이 있다. 청와대는 휴가 장소는 지방이지만 비공개이며 경남 양산 자택은 아니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여름 휴가 중 독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여름 휴가 중 독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청와대]

 문 대통령의 연가 사용은 올들어 두번째다. 문 대통령은 첫 연가를 낸 지난 2월 평창 겨울올림픽 폐회식 직후 청와대 관저에 머무르며 휴식을 취했다. 청와대가 이번 휴가 장소를 비공개로 한 것은 13일 지방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선거 개입의 소지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가는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닷새 앞둔 시점에서 사용하는 만큼 문 대통령이 남ㆍ북ㆍ미 3자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에 대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이 13일이 아니라 8일 지방선거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것도 북·미 정상회담 합류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대통령이 한ㆍ중ㆍ일 정상회담, 한ㆍ미 정상회담, 남북 정상회담 등 그동안 한반도 정세에 대응하느라 쉴 시간없이 숨가쁘게 달려왔기 때문에 하루 연가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워싱턴 DC를 공식 실무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 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중앙포토]

미국 워싱턴 DC를 공식 실무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 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중앙포토]

 아직까지 청와대는 북ㆍ미 양측으로부터 종전 문제 등을 논의할 3자 정상회담의 개최 여부를 확답받지는 못했다고 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7일 “현재로선 문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안 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막판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종전선언의 경우 이번이 아니라 추후 남·북·미 3자가 평양이나 판문점에 모여 할 수도 있다는 게 청와대 생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좋은 성과가 나와야 이를 바탕으로 종전선언도 추진 할 수 있다”며 “우리 입장에서 종전선언은 이번에 꼭 싱가포르가 아니라 서울이나 평양 또는 판문점에서 이뤄지는 게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행 여부와는 별도로 현지에 북ㆍ미 정상회담 취재 지원을 위한 한국프레스센터는 차려질 예정이다. 싱가포르 스위소텔 더 스탬포드에 설치되며 11~13일까지 500석 규모로 운영된다. 북ㆍ미 정상회담 당일인 12일에는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프레스센터에서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발표한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실 산하 최우규 홍보기획비서관과 신지연 해외언론비서관 등도 현지 프레스센터에 파견된다.
서훈 국정원장도 최근 싱가포르를 방문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샹그릴라 대화’(아시아 안보회의) 기간 동안 비공식 채널 접촉을 위해서 간 것이지 남·북·미 정상회담 추진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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