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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과 방패 'Team 트럼프' 대 'Team 김정은' 구성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2일로 예정된 싱가포르 북ㆍ미 정상회담이 닷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역사적 장면에 대한 윤곽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회담 장소는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로 정해졌고, 이 섬을 배경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펼칠 ‘창과 방패’의 대결에서 누가 배석할 지도 초미의 관심이다.

소수 단독 회담, 폼페이오-김영철 배석 1순위

 블룸버그 통신은 6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회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켈리 비서실장,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합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회담 준비 국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한국계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임무센터(KMC) 센터장과 판문점 의제 실무회담 멤버였던 앨리슨 후커 백악관 한반도 담당 보좌관, 싱가포르 의전 실무회담 미측 대표였던 조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도 대표단에 포함됐다.

각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김영철 통전부장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EPA, AP=연합뉴스]

각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김영철 통전부장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EPA, AP=연합뉴스]

 북한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이수용 당 부위원장, 이용호 외무상,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싱가포르행이 유력하다. 판문점 의제 회담을 전두 지휘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김영철을 수행해 미국을 방문했던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국장대행 등도 실무 지원을 위해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장관인 이용호가 참석하기 때문에 차관급인 최선희는 직접 현장까진 가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양측에서 이들이 모두 싱가포르에 온다고 해도 회담 성격에 따라 배석자 면면은 바뀔 수 있다. 확대 회담이라면 이들 중 다수가 회담장에 모습을 보이겠지만 비핵화 담판에 집중해야 하는 의제의 엄중함을 고려하면 양측은 소수만 배석한 단독회담을 선호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럴 경우 특히 두 차례 방북과 김정은과의 면담 등 트럼프 복심으로 핵심적 역할을 해온 폼페이오 장관과 폼페이오의 카운터 파트이자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의 친서를 직접 전달한 김영철은 두 사람의 옆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식 해법’ 발언으로 북한을 압박했던 볼턴 보좌관이 어떤 자리에, 어떤 형식으로 배석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슈퍼 매파’인 볼턴의 배석 자체가 북한에 대한 압박이 될 수 있지만 회담장을 껄끄럽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볼턴 보좌관은 이번에 싱가포르에 간다. 현지에서 진행되는 회담들에 참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ㆍ미 정상회담을 준비한 하나의 ‘팀’이라는 측면에서 소수만 참여하는 회담이라도 볼턴은 배석시키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지난 4일 오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진입로에서 관계자들이 화단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오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진입로에서 관계자들이 화단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북한의 정상회담 관례를 보면 김정은은 소수 배석의 단독회담을 선호했다. 지난 4월 27일 1차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김영철과 김여정, 5월 26일 2차 회담에선 김영철만 배석했다. 외교 관례상 보통 상대측 인원에 따라 배석자 규모를 정하는 경우가 많아 미측이 북측 배석자를 고려해 인원을 줄일 수도 있다. 다만 3월 말 북ㆍ중 정상회담에선 북측은 김영철·이수용·이용호 등 3명이 배석한 반면 중국측에선 6명이 배석했었다.

 4ㆍ27 남북정상회담의 하이라이트였던 ‘도보다리’ 회담처럼 아예 두 지도자만 통역과 함께 따로 만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에 비해 경제ㆍ문화 협력 등 장관급에서 다룰 수 있는 의제가 많을 때 이뤄지는 확대회담은 가능성이 낮다는 얘기가 외교가에서 나온다.
 대북 제재를 다루고 있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싱가포르행도 거론되지만 비핵화의 마무리 국면에서나 제재 완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과 2·3차 회담을 거론하고 있는 현 국면을 고려하면 합류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비핵화와 체제 안전보장, 관계 개선에 의제를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소수만 배석할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여럿이 얘기하는 분위기가 더 낫다고 판단하거나 트럼프·김정은도 모르는 것이 있어 수시로 물어봐야할 필요성이 있다면 배석자가 예상보다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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