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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은 ‘아웃’ 외쳐도 … 역시 믿을 수비는 ‘김앤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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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 장현수가 5일 사전 캠프지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근교 레오강 스타인베르그 스타디움에서 슛팅 연습을 하고 있다. [뉴스1]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 장현수가 5일 사전 캠프지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근교 레오강 스타인베르그 스타디움에서 슛팅 연습을 하고 있다. [뉴스1]

“월드컵에 내 인생을 걸었다. 몸을 던져 막아내겠다.”

‘자동문’ 질타받는 한국 중앙수비 #김영권·장현수 대체카드 없어 #장 “월드컵에 인생 걸고 몸 던진다”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한국 축구대표팀이 훈련 캠프를 차린 5일 오스트리아 레오강. 중앙수비수 장현수(27·FC도쿄)는 굳은 표정으로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신태용(48) 감독이 이끄는 한국(FIFA랭킹 61위)은 7일 오후 9시10분(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티볼리 스타디움에서 볼리비아(57위)와 평가전을 치른다. 4-4-2 포메이션 중 센터백 듀오로 발목 부상에서 회복한 장현수과 김영권(28·광저우 헝다)이 나설 전망이다.

지난해 8월 출범한 신태용호(號)는 총 16경기에서 22실점했다. 경기당 1.37골을 허용한 셈이다. 상대 공격에 너무 쉽게 골을 내줘 ‘자동문’ 수비진이란 비아냥까지 들었다. 특히 중앙수비 장현수는 종종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더구나 또다른 수비수 김영권은 지난해 8월31일 이란전을 마친 뒤 “관중들의 소리가 크다 보니 소통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가 축구팬들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선수들끼리 소통이 안됐다는걸 자책하다가 나온 실언이었다. 일부 네티즌은 둘의 성을 조합해 ‘김앤장 OUT(아웃)’이란 악플을 달았다.

지난달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팀 대한민국-온두라스 친선경기에서 후반전 손흥민이 교체되며 김영권에게 주장밴드를 넘기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팀 대한민국-온두라스 친선경기에서 후반전 손흥민이 교체되며 김영권에게 주장밴드를 넘기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많은 축구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 중앙수비 중 장현수와 김영권을 대체할 만한 선수가 마땅히 않다”고 말한다. 한국은 지난 1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에서 1-3으로 완패했다. 장현수는 발목부상으로 결장했고, 김영권은 지난달 28일 온두라스전을 무실점 승리(2-0)로 이끈 뒤 휴식을 취했다. 둘이 빠진 수비진은 번번이 뒷공간 침투를 허용하며 속절없이 무너졌다.

장현수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금메달을 딴데 이어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선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김영권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에 일조했고, 2015년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현대 축구에서 실점이 전적으로 중앙수비수 만의 책임은 아니다. 대표팀 미드필더 이재성(26·전북)은 “수비는 모두의 책임이다. 미드필더도, 공격수도 한 발 더 뛰어야한다”고 말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 황희찬(왼쪽부터), 장현수, 이승우가 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레오강 슈타인베르크 스타디온에서 훈련을 마친 뒤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 황희찬(왼쪽부터), 장현수, 이승우가 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레오강 슈타인베르크 스타디온에서 훈련을 마친 뒤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그러나 장현수는 책임이 막중하다고 했다. 장현수는 “저희가 했던 경기를 보면 비난이 따를 수 밖에 없다. 러시아 월드컵에 내 인생을 걸고 몸을 던져 막아내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수비진은 악과 깡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장현수는 “나를 포함해 많은 수비수들이 그동안 순하게 볼을 찼다. 상대 공격수를 짜증나게 해야 한다. 상대 선수가 볼을 잡으면 두세명이 둘러쌀 수 있도록 간격을 좁혀야 한다. 월드컵을 통해 명예회복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영권도 “정신 차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7일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는 손흥민(26·토트넘)과 황희찬(22·잘츠부르크)이 공격의 핵심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주장 기성용(29·스완지시티)은 스리백이 아닌 원래 포지션인 중앙 미드필더로 복귀해 정우영(29·빗셀 고베) 혹은 구자철(29·아우크스부르크)과 호흡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10팀 가운데 9위를 기록하며 탈락한 볼리비아는 한국과의 평가전에 신예들을 대거 기용할 예정이다.

레오강(오스트리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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