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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B-52 2대, 남중국해 분쟁지역 비행…미·중 갈등 고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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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핵 탑재 능력을 갖춘 미국의 전략폭격기 B-52 2대가 4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대상인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 필리핀명 카라얀 군도) 인근에서 비행했다고 CNN 방송이 미 국방 관료를 인용해 5일 보도했다.

미 공군 B-52 전략폭격기가 10일 오전 대한민국 공군의 F-15K 전투기 두 대(B-52의 오른쪽)와 미 공군의 F-16 전투기 두 대(B-52의 왼쪽)의 호위를 받으며 한반도 상공에서 비행하고 있다. [사진=공군제공]

미 공군 B-52 전략폭격기가 10일 오전 대한민국 공군의 F-15K 전투기 두 대(B-52의 오른쪽)와 미 공군의 F-16 전투기 두 대(B-52의 왼쪽)의 호위를 받으며 한반도 상공에서 비행하고 있다. [사진=공군제공]

보도에 따르면 B-52가 스프래틀리 제도로부터 20마일(약 32㎞) 떨어진 상공을 비행했다. 미 국방부는 이에 대해 ‘일상적인 훈련 임무’였다면서 미국령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발해 인도양의 영국령 디에고가르시아 섬의 해군 지원시설까지 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리스 로건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작전이 “미 태평양사령부의 ‘폭격기 지속배치’(CBP) 임무의 일환”이라며 “미군 준비 태세를 유지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B-52의 이번 비행은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정책을 강하게 비난해 양국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매티스 장관은 지난 2일 샹그릴라 대화에서 최근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섬에 첨단 무기를 배치한 데 대해 “이웃 국가를 겁주고 협박하려는 군사적 목적”이라면서 “실수하지 마라. 미국은 인도-태평양에 계속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대표단장인 허레이(何雷) 중국 군사과학원 부원장(중장)은 매티스 장관의 연설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이 남중국해에 군사를 주둔시키고 무기를 배치하는 것은 주권 범위 안의 일"이라며 "어떤 국가도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남중국해 군사화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국가(미국)가 항행의 자유라는 명분으로 군사활동을 벌이고 무력을 과시하고 있다”며 “이 같은 도발 행보야말로 남중국해 군사화의 근원”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은 지난달 22일과 24일에도 B-52H를 남중국해 방향으로 비행시킨 바 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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