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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 시위 주도한 학생 움직임 |사임한 르윈 후임 누가 되나가 열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네윈」의 뒤를 이어 새 미얀마 지도자로 등장했던 「랑군의 도살자」「세인. 르윈」이 국민의 유혈저항에 부닥쳐 17일 천하로 종지부를 찍은 지금 버마에는 다시 평온이 찾아들고 있지만 그의 축출에 선봉역할을 한 학생들은 과연 이것으로 자족할 것인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이 군대의 총검과 장갑차에 맞서 벌인 17일간의 항거에서 내세운 요구가운데 다당제로의 복귀·정치범 석방·피폐할 대로 피폐한 경제의 개혁도「르윈」의 축출 못지 않게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당장 관심은 오는19일로 예정된 집권 미얀마 사회주의 계획당 (BSPP)중앙위원회 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르윈」의 후임자를 이들이 받아들일 것이냐에 쏠리고 있다.
학생들은 아직 특정인물에 대한 지지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 후임지도자가 군부 등 기존 지배집단 밖에서 나오리라는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외교관과 분석가들은 이번 항쟁동안 표출된 미얀마 정치체제 전반에 대한 반감이 쉽사리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학생들이 그런대로 비교적 자유주의적이라고 판단하는 인물이 나올 경우 한동안「밀월 기간이 있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한편 수천 명의 대학졸업생들이 거덜난 경제 상황 속에서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채 택시기사·시장잡화상 아니면 야경원으로 임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학생들이 이번 항쟁의 「돌격대·선봉대로 시위를 이끌기는 했지만 미국의 미얀마 전문가 「조셉· 실버스테인 같은 이는 학생들이「혁명을 일으킬 수는 있어도 혁명 후까지 감당할」 실질적인 지도자나 조직을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이후 사태에서는 군이 주도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목격자들은 학생들이 전국에 걸쳐 유인물을 대량으로 살포하고 대규모 시위를 조직적으로 선도한 것으로 보아 상당한 조직을 갖춘 것으로 상반된 평가를 내리고있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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