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올림픽 문화축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한국의 문화와 세계의 문화가 한자리에 만나는 서울올림픽 문화예술축전이 전야제 (16일) 와 함께 막을 올린다.
세계 80여 개국에서 3천여 명의 예술인이 참가하는 이 축전은 이날 이탈리아 라 스칼라 오페라단의 『투란도트』, 브라질 마쿠나이마극단의 『시카 다실바』공연을 시작으로 10월 30일까지 장장 70여일 간의 화려하고 다양한 지구촌의 문화잔치에 들어가게 된다.
문화예술축전이 공식으로 개막되는 것은 17일. 국립극장에서 개막경축음악제, 예술의 전당에서 세계 합창제를 갖는 것을 비롯하여 중앙 및 전국 지방박물관에서 한국문화재 특별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국제 현대화전, 한국 현대미술전이 각각 이날 테이프를 끊는다.
이번 문화축전의 특징은 동서의 정상급 문화예술이 한자리에 만나는 데 있다. 과거 두 차례나 동서 양 진영의 불편한 관계로 반쪽짜리 올림픽을 치렀던 것에 비해 이번 서울올림픽은 그 불화를 치유하고 「완전한 올림픽」, 「화합의 올림픽」으로 성사시켰듯이 문화예술축전도 일찌기 볼 수 없었던 최대의 축제가 될 것 같다.
우선 그 동안 이념을 달리했던 머나먼 나라 동구로부터 발레단과 교향악단이 이 축제에 참가한 것은 인류의 화합을 목표로 한 서울올림픽의 성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뿐 아니라 세계 최고의 라 스칼라 오페라단의 공연과 프랑스의 코메디 프랑세즈의 공연도 이 축전의 하이라이트다.
그러나 이들 공연 못지 않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우리의 문화예술을 그들에게 보이는 것이다. 전국의 공연장과 놀이마당, 그리고 전시장에서 펼쳐 보일 국악과 민속놀이, 특별전 등은 세계인들에게 어떻게 비쳐질 것인가.
이제 우리의 전통문화는 단순한 소개의 단계를 넘어 한국문화의 세계화라는 점을 생각할 시기다.
따라서 이번 서울올림픽문화축전은 지금까지 문화교류의 일방적 수용이라는 역조현상을 시정하는 좋은 계기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 동안 해외에서 호평을 받은 사물놀이 같은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