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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최하위, 게이트는 최다···김포공항 '진에어 특혜'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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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자료사진. [연합뉴스]

진에어 자료사진. [연합뉴스]

김포국제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가 다른 항공사와 비교해 진에어에 상대적으로 많은 탑승교 게이트를 배정해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진에어는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많은 6개의 탑승교 게이트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저가항공사(LCC)가 일반적으로 탑승교 게이트 1~2개를 쓰는 것과 비교된다. 탑승교 게이트는 승객이 비행기에 오를 때 게이트와 비행기의 출입구를 바로 연결하는 '브릿지' 구조물을 사용할 수 있는 게이트를 말한다. 버스 등을 타고 비행기까지 이동해야 하는 일반 게이트보다 편의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공항공사는 국내 항공사를 대상으로 탑승교 게이트 배정 비율을 평가하는 내부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운항계획(30%)과 공급좌석(20%), 여객실적(50%) 등을 반영해 한정된 김포공항의 탑승교 게이트를 각 항공사에 배정하는 방식이다. 2018년 하계 기준 진에어는 배정 비율 9.52%를 기록했다. 김포공항의 국내 항공사 탑승교 게이트 17개의 1.7개를 사용할 수 있는 비율이다.

그러나 진에어는 비율과 달리 실제로는 6개를 배정받았다. 배정 비율 25.17%를 받은 대한항공과 함께 가장 많은 숫자다. 진에어와 비슷한 배정 비율을 기록한 다른 LCC인 티웨이(8.49%·1개), 이스타 항공(10.86%·2개)과 비교해 최대 6배 더 많은 탑승교 게이트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배정 비율 20.63%로 진에어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아시아나항공(4개)보다도 많은 탑승교 게이트를 사용하고 있었다.

진에어의 탑승교 게이트 할당 개수는 2011년 급격히 늘어났다. 2009년 하계부터 2010년 동계 시즌까지 진에어에 배정된 탑승교 게이트는 1~2개였으나 다음 시즌인 2011년 하계 5개로 늘어났다. 당시 진에어의 배정 비율은 8.18%로 티웨이(7.45%) 다음으로 가장 낮았다. 당시 티웨이는 탑승교 게이트 1개를 받았다. 2011년 하계 시즌 이후 진에어는 꾸준히 4~6개 탑승교 게이트를 사용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하계 시즌 김포공항 탑승교 게이트 배정 현황.

2018년 하계 시즌 김포공항 탑승교 게이트 배정 현황.

진에어의 2018년 하계 시즌 김포공항 탑승교 게이트 배정 위치(빨간 네모)

진에어의 2018년 하계 시즌 김포공항 탑승교 게이트 배정 위치(빨간 네모)

게이트 위치도 진에어에 유리하게 배정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8년 하계 기준 12.53% 배정 비율을 받아 탑승교 게이트 2개를 쓰는 제주항공은 김포공항에서 가장 끝에 있는 18, 20번 탑승교 게이트를 사용하고 있다. 진에어는 승객이 드나드는 출입구와 가까운 중앙에 배치된 3, 4, 8, 10, 11, 16번 게이트를 쓴다.

이에 대해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진에어가 게이트 6개를 쓰더라도 사용 시간이 짧아 형평성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이번에 진에어가 특히 많은 게이트를 배정받은 것을 알고 사용 시간을 확인해보니 진에어의 경우 대한항공 등 다른 항공사와 같이 게이트를 쓰는 경우가 많아 게이트를 혼자 쓰는 다른 LCC와 비교해 특혜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내 LCC 항공사 관계자는 "진에어의 경우 타 항공사와 함께 게이트를 사용해 실질적인 사용 시간이 길지 않다고는 하지만 탑승교 게이트 숫자가 많은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이라며 "일부 발권 카운터를 항공사가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도입된 것처럼 앞으로 특별한 주인 없이 항공사가 공용으로 쓸 수 있는 게이트를 늘려야 불만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한국공항공사의 관리 소홀로 지금까지 공항 게이트 배정에서 일부 항공사가 과도하게 많은 게이트를 이용하도록 방치하고 있었다”며 “모든 항공사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게이트 배정 과정에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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