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 무정부 상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방콕·랑군 AP·로이터=연합】연 나흘째 계속되고 있는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미얀마가 무정부 상태에 직면한 가운데 11일 남부국경도시 코우송이 반정부시위대의 장악 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기사 4면>
랑군 방송은 이날 군대가 랑군시의 18개 지역에서 발포하여 15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함으로써 나흘간의 공식사망자수가 9O명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으나 서방 외교관들은 정부가 고의로 희생자수를 줄이고 있다면서 실제로는 전국에서 약 1천명 사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관들은 군부대에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는 보도가 파다하게 나돌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버마 군사령관 「사우·마웅」은 이날 랑군 방송을 통해 반정부시위 확산으로 미얀마가 무정부상대에 직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관리들은 시위대들이 코우송 시청과 우체국· 경찰서·세관 등을 점거했으며 구속된 학생들을 석방치 않으면 공공건물을 불태우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국 국경지대인 라농시의 최고책임자는 군과 관리들이 코우송항을 떠났으며 하급군인들이 이곳을 맡고 있는데 이들은 초근목피로 연명할 지언정 시민들은 해치지 않겠다고 확언했다고 말했다.
사면초가에 빠진 미얀마 정부는 국영방송을 통해 수상과 군사령관이 11일 오후 국민들에게 정부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 같은 조치는 고위 불교지도자가 10일 법 테두리 안에서 국민들의 요청을 받아들이라고 정부에 요청한데 따라 취해졌다.
「툰·틴」미얀마 수상은 11일 오후 랑군 라디오방송을 통해 『정부는 법 테두리 내에서 국민들의 요구를 가능한 한 진지하게 고려,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