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셋 착용하는 신태용 감독...온두라스전, '첫 선' 보일 신기술도 테스트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 중국전에서 선수들을 지휘하는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 [도쿄=연합뉴스]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 중국전에서 선수들을 지휘하는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 [도쿄=연합뉴스]

러시아월드컵에선 각 국 감독이 머리에 헤드셋을 쓰고 경기를 지휘하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4차례 모의고사를 치를 한국 축구대표팀도 이 헤드셋을 익숙하게 활용하기 위한 테스트를 치른다.

그동안 미국프로풋볼(NFL)이나 프로배구에서나 볼 수 있었던 헤드셋, 이어폰 등을 활용한 작전 지시는 이제 축구에서도 활용될 전망이다. 지난 3월 국제축구평의회(IFAB)는 6월 러시아 월드컵부터 벤치에서 전자 장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규칙을 변경했다. 기자석에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폭넓게 경기를 지켜볼 수 있는 스태프 3명이 경기 관련 데이터와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독에게 헤드셋과 태블릿 PC로 전달하고, 감독은 이를 통해 작전 구상에 활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국제축구연맹(FIFA)은 32개 본선 출전국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워크숍을 열어 헤드셋 사용 방법과 가이드라인을 설명했다. 이 워크숍엔 차두리 대표팀 코치와 채봉주 전력분석관이 참석했다. FIFA는 스태프 3명에게 노트북 PC 2대를 통해 선수 관련 데이터와 실시간 경기 영상을 제공한다. 영상은 벤치에 있는 감독에겐 주요 부분을 캡처한 사진으로 전달한다.

스태프 3명 중에는 각 팀 상황에 따라 선수들의 몸상태를 확인하고 교체 시점을 알려줄 수 있는 의료 스태프도 포함시킬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FIFA에서 장내 무선 인터넷 문제 등 조심스러웠던 측면이 있어 기자석과 벤치 사이에 영상이 오가는 대신 사진 정도만 주고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테스트하는 차원이라는 면에서 각 국 관계자들에게 이해하고, 다음 월드컵 때 보다 진일보한 기술이 운영될 것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프로풋볼(NFL)에선 헤드셋을 통해 작전을 논의하는 감독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AP=연합뉴스]

미국프로풋볼(NFL)에선 헤드셋을 통해 작전을 논의하는 감독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AP=연합뉴스]

그만큼 코칭스태프의 전력 분석 역량이 중요하게 됐다. 신태용 감독이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치를 평가전에서 헤드셋을 착용하고 지휘에 나서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신 감독은 지난 3월 폴란드와의 원정 평가전에서 시범적으로 헤드셋을 사용했다. 월드컵 본선 전에 치를 평가전에는 실전과 같이 활용한다.

28일 열릴 온두라스와 평가전을 앞두고 신태용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헤드셋 활용법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신 감독은 "코치들이 파트별로 나눠 1대1 형태로 분석하고, 헤드셋에 대한 준비도 많이 하고 있다"면서 "차두리 코치가 스웨덴, 전 코치가 멕시코를 맡아 적극적으로 분석중이다. 그래서 그에 맞춰 바깥에서 앉을 코칭스태프도 파트 타임처럼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가전의 경우, 온두라스전에는 하베이르 미냐노 코치와 전경준 코치, 채봉주 전력분석관이 기자석에 앉는다. 이어 보스니아전엔 전경준 코치 대신 김남일 코치가 투입된다.

대구=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