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이 어긋나 있다. 새로운 선수들의 능력을 잘 지켜보겠다."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국내에서 평가전을 갖는 신태용(48) 축구대표팀 감독의 고민은 깊어 있었다.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둔 27일 경기가 열릴 대구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신 감독은 "구상했던 것이 어긋나 있다. 생각지 않은 선수들의 몸상태에 이상이 왔다"면서 신중한 운영을 예고했다. 신 감독은 김진수, 장현수 등 부상에 따른 재활을 하는 선수뿐 아니라 기성용, 이재성 등 컨디션 관리가 필요한 선수들을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온두라스전을 치를 계획이다.
- 첫 평가전 의미는.
"내가 구상했던 것보다 온두라스전 앞두고 좀 어긋나 있다. 기성용, 이재성마저 온두라스전엔 뛰지 못한다. 남은 선수 갖고 좀 더 조직력을 끌어올리고 준비하려고 했는데, 생각지 않은 선수들의 몸상태가 이상이 왔다. 내가 계획을 갖고 있는 만큼 빠르게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솔직히 말씀드릴 수 있다. 그래서 이번 대구에서 하는 경기는 새로운 선수와 기존 있는 선수 개개인의 능력, 코칭스태프가 주문한 것을 내일 출전하는 선수들이 어느 정도 잘 이행하는지 중점을 두고 보려고 한다. 그렇지만 대구에서 13년 만에 하는 A매치이기 때문에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려면 이겨야 하는 목적이 있다. 최선을 다하는 경기는 꼭 하겠다."
- 경기에 못 나오는 선수의 폭은 어느 정도인가.
"일단 내일 김진수, 장현수, 기성용, 이재성, 이 네 명은 엔트리에 아예 포함되지 않을 것이다."
- 정상 컨디션을 언제쯤 맞춰가려고 하나.
"6월 2일 23명이 발표될 것이다. 그리고 6월 3일 오스트리아 넘어가면, 그때부터 완전체가 돼서 본격적으로 훈련을 소화할 것이다. 현재로선 그렇게 보고 있다."
- 수비 전술에 대한 고민이 많을텐데.
"구체적인 얘기는 상대에게 패를 다 까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양해를 구한다. 그러나 온두라스전은 포백으로 나갈 것이다. 거기서 더이상 구체적으로 얘기할 순 없다. 내 말 한마디 한마디가 다 전달된다고 생각한다. 이건 정보전이기 때문에 취재진 여러분들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
- 일정이 빡빡해서 강약 조절이 필요할텐데.
"경기에서 강약 조절은 없다. 그라운드 밟는 순간부터는 100% 발휘할 것이다. 그러나 선수 로테이션의 조절은 있겠다. 경기에서 선수들이 조절하는 건 아니다. 단 1분을 뛰더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코칭스태프가 조절을 잘 할 것이다."
- 소집 후 1주일동안 분위기는 어땠나.
"선수들 분위기는 좋다. 부상자가 나오면서 가라앉을 줄 알았는데 집중하고 코칭스태프가 원하는 부분을 더 활기차게 하는 건 좋았다. 우리가 조금 특이한 부분을 만들려고 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이해하는 부분에 견해가 있어서, 서로 얘기하고 만들어는 과정이다. 예전보다 소통하면서 잘 하고 있다."
- 헤드셋 활용에 대한 생각은.
"헤드셋에 나름대로 많은 준비를 했다. 코치들이 파트별로 분석을 많이 하고 있어서 그에 따라 준비하고 있다. 온두라스전은 전경준 코치, 미냐노 코치, 채봉주 분석관이 올라가서 예행 연습을 할 것이다. 차두리 코치가 스웨덴으로 가서 보스니아와 평가전에선 김남일 코치가 올라간다. 러시아월드컵 가서는 멕시코전은 전경준 코치, 스웨덴전은 차두리 코치가 올라갈 것이다. 이 두 코치가 멕시코와 스웨덴을 각자 1대1 적극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냐노 코치, 채봉주 분석관은 그대로 두고, 나머지는 파트타임으로 올라간다."
- 온두라스전에서 새로 가세하는 선수에 대한 테스트를 하고 있다는데.
"훈련과 경기는 상황에 따라서 하늘과 땅 차이다. 첫 태극마크를 달고 들어왔지만 오히려 당당한 선수들이 있고, 그럴 때 놀랍다. 우리 땐 기라성같은 선배님이 있으면 기죽어서 있고, 얼굴도 못 쳐다보고 그랬다. 그러나 지금은 첫 만남인데도 10년 지난 선후배같이 친근한 게 보기 좋았다. 훈련할 때도 주눅들지 않는 걸 보면 '일을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훈련과 경기는 다르다. 첫 발탁된 선수들이 얼마만큼 보여줄 지는 나도 눈으로 지켜봐야 하겠다."
대구=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