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2방 '해결사' 이대호, 롯데 6연패 탈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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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대호, 시즌 11·12호 홈런 '쾅쾅' [연합뉴스]

롯데 이대호, 시즌 11·12호 홈런 '쾅쾅' [연합뉴스]

역시 이대호(36·롯데 자이언츠)였다. 이대호가 침몰 직전의 롯데호를 구했다.

롯데는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6-4로 승리했다. 지난 20일 부산 두산전부터 이어오던 6연패 사슬을 끊었다. 이대호는 1회 초 투런포(시즌 11호)에 이어 6회 역전 스리런포(12호)를 쏘아 올리며 3타수 2안타·5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대호가 홈런을 때린 건 지난 2일 부산 KIA전 이후 25일 만이다.

롯데는 1회 초 손아섭(1점)과 이대호(2점)의 홈런으로 3점을 먼저 냈다. 하지만 5회까지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넥센은 4회 말 김민성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낸 뒤 5회 말 초이스의 적시 2루타와 김하성의 투런포로 전세를 뒤집었다. 하지만 롯데에는 해결사 이대호가 있었다. 이대호는 3-4로 뒤진 6회 초 1사 1·3루에서 신재영의 시속 125㎞짜리 슬라이더를 그대로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30m짜리 초대형 스리런포였다.

올 시즌 롯데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들쭉날쭉하다. 개막 후 7연패에 빠진 롯데는 연패를 끊고 다시 3연패를 당하는 등 최악의 출발을 보였다. 4번 타자 이대호의 부진이 도드라졌다. 연패에 화가 난 롯데 팬들은 이대호를 비난했다. 한 팬은 경기를 마치고 돌아가는 이대호에게 치킨 상자를 던지기도 했다. 타율은 0.206까지 떨어졌다. 우리가 알던 이대호가 아니었다. 늘 당당하던 이대호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숙이는 장면은 낯설었다.

22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6회초 무사 주자 1, 2루 상황 롯데 4번 타자 이대호가 삼진으로 물러나고 있다. 2018.5.22/뉴스1

22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6회초 무사 주자 1, 2루 상황 롯데 4번 타자 이대호가 삼진으로 물러나고 있다. 2018.5.22/뉴스1

하지만 이대호는 지난달 13일 광주 KIA전 이후 9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살아났다. 불안하던 투수진도 안정을 찾았다. 롯데는 지난달 KT와 3연전(24~27일)에서 2승 1패를 거둔 이후 7연속 위닝시리즈(3연전 중 2승 이상)를 기록했다. 10위에서 시작한 롯데는 4위까지 뛰어올랐다.

지난주 주말(18~20일) 두산과의 홈 3연전에서 1승 2패로 열세를 보이며 8연속 위닝시리즈 달성에 실패한 롯데는 이후 6연패에 빠지며 8위로 미끌어졌다. 롯데는 연패를 당하는 동안 5번이나 선제점을 내고 역전패했다. 승부처에서 수비진의 실수가 잇달아 터져 나왔다. 잘 던지던 투수들도 한순간에 무너졌다.

손아섭(30)이 6경기 타율 0.417, 4홈런·10타점으로 고군분투했지만, 뒤를 받쳐줄 타자가 없었다. 이대호는 연패 기간 타율 0.409에 이르렀다. 그러나 결정적인 홈런 한 방이 터지지 않았다. 타점도 5개에 불과했다. 한 번 뒤집힌 경기에서 재역전하지도 못했다. 해결사의 등장이 절실했다.

지난해부터 이대호가 신바람을 내면 승률이 껑충 뛰었다. 롯데는 지난해 80승2무62패(승률 0.563)를 기록했는데, 이대호가 홈런을 친 날 승률은 0.733(22승1무8패)였다. 올해도 비슷한 패턴이다. 시즌 승률 0.460(24승26패)이지만 이대호가 홈런을 친 날은 4승3패(0.571)다.

경기 후 이대호는 "무엇보다 연패를 끊어 다행이고, 다시 홈으로 돌아가서 6연전이 시작되는 만큼 오늘을 계기로 홈 팬들에게 좋은 경기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최근 공이 배트 중심에는 맞고 있었는데 뜨는 타구가 없었다. 오늘은 타이밍이 좋았고, 타구가 떠서 홈런이 된 거 같다"고 밝혔다.

22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말 롯데 선발 듀브론트가 역투하고 있다. 2018.5.22/뉴스1

22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말 롯데 선발 듀브론트가 역투하고 있다. 2018.5.22/뉴스1

롯데 선발 펠릭스 듀브론트(31·베네수엘라)는 7이닝 4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3승(4패)째를 따냈다. 4월까지 평균자책점 7.53으로 부진해 퇴출 위기에 몰렸다. 5월 들어 각성한 듀브론트는 5경기에서 6이닝 이상씩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 중이다. 롯데 마무리 투수 손승락(36)은 6-4로 앞선 8회 2사 만루에서 등판해, 1과 3분의 1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10세이브째를 따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프로야구 전적(27일)

 ▶ 롯데 6-4 넥센 ▶LG 7-8 KT ▶ 삼성 2-8 두산 ▶ KIA 12-1 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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