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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풍계리 외신 기자단에 "창문 밖 보지 말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창문 밖을 보지 말고 호텔 안에 있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원산 호텔에 머무는 CNN 윌 리플리 기자 트윗 #"흥미로운 일 일어나는 듯...비행기 소리 들었다"

북한이 25일 풍계리 핵실험장 취재를 위해 원산에 머물고 있는 외신 기자들에게 “호텔 안에 머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핵실험장 폭파 취재를 마치고 원산으로 돌아온 CNN 윌 리플리 기자는 이날 오후 2시 경 자신의 트위터에 “호텔에서 뭔가 흥미로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 창문 밖을 보지 말고 호텔 안에 있으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적었다.

풍계리 취재를 위해 북한 원산에 머물고 있는 CNN 윌 리플리 기자가 올린 트윗. [사진 트위터 캡처]

풍계리 취재를 위해 북한 원산에 머물고 있는 CNN 윌 리플리 기자가 올린 트윗. [사진 트위터 캡처]

리플리 기자는 또 “취재진 대부분이 프레스 센터에 모여있으며, 북한 경호원들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며“별것 아닐 수도 있지만, 북한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지는 트윗에서 “밖에 나갔던 동료 기자가 안으로 들어가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그는 호텔 주변 경비가 강화됐다는 징후를 느꼈다고 했다”며 “점점 더 흥미로워지고 있다”고 썼다.

북한이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5개국 국제기자단이 폭파 전 2번 갱도 앞을 취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5개국 국제기자단이 폭파 전 2번 갱도 앞을 취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리플리 기자는 1시간쯤 후 올린 트윗에서 “우리가 있는 호텔은 정기적으로 비행기 스케줄이 없는 공항 옆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약 30분 전 비행기 소리를 들었다.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이라고 적어, 누군가 비행기를 타고 취재진이 있는 원산을 방문한 것이 아니냐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는 25일 5시 30분쯤 다시 글을 올려 “30분 전 쯤에 비행기가 떠났고, 5분 후 우리는 밖으로 나가도 된다는 허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터넷은 꺼져 있다가 다시 연결됐고 모든 것은 정상으로 돌아왔다”며 “아마 내일이 돼야 (북한 미디어를 통해) 누가 원산에 다녀갔으며 우리가 돼 몇 시간 안에만 있어야 했는지 알게 될 것”이라 적었다.

영국 스카이뉴스의 마이클 그린필드 프로듀서도 같은 날 트위터에 “원산에서 실시간 보도를 위해 호텔 바로 밖에 있는 위성 방송 안테나에 가는 게 허용되지 않고 있다”고 적었다. 이후 추가 트윗에서 “3시간 정도 갇혀 있던 끝에 마침내 다시 호텔을 나갈 수 있게 됐다. 이유를 물었으나 ‘우리는 모른다’는 흔한 답을 들었다”는 내용을 올렸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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